화성시내 인구밀도 최고 행정동
수십년 '전투기 굉음 고통' 불구
경기교육청 실태조사 빠지기도
동-서 민심도 갈라져 중재 시급
"우리도 군 공항 소음 피해잡니다."
1일 오전 찾은 화성시 병점동 일대. 인근 군 공항으로 고도제한이 걸려 있는 탓인지 상대적으로 낮은 층수의 건물들이 줄 지어 있었다.
태안읍이던 시절부터 화성 동부권의 중심 역할을 하던 이곳은 2000년대 초반 개발돼 현재까지 1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화성시 행정동 중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한데, ㎢당 2만여명을 상회한다.
이곳은 수원·화성 군 공항 인근 지역으로 군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곳이다. 구름이 잔뜩 낀 이날도 어김없이 전투비행기는 굉음을 울리며 하늘 위로 지나갔다.
마스크를 낀 채 지나던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전투기를 슬쩍 바라보곤 가던 길을 재촉했다. 잠깐 산책을 나왔다는 L(77·여)씨는 "익숙하다"며 "저거(군 공항)는 언제 사라지려나 몰라"라고 말했다.
같은 날 화성시 봉담읍에서도 전투비행기 소리가 요란했다. 상대적으로 병점동보다는 덜했지만, 지나던 시민들은 일제히 귀를 막기도 했다. 수원과 발안을 잇는 길목인 봉담읍은 사실상 수원 생활권에 속한다. 현재 봉담택지지구 개발이 한창으로 인구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수원대학교에 다니는 J(25)씨는 "집이 수원인데, 학교를 오갈 때면 전투기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며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군 공항 영향권에 있는 병점과 구 태안지역, 봉담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도 피해 당사자인데, 우리 소리도 들어 달라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이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수원지역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군 공항 소음 첫 실태조사를 우선 실시하기로 하자 인근 화성지역에서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화성 지역에서 군 공항 소음 권역 내에 위치한 학교는 8개에 달한다.
불만 민원이 나오자 화성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국방부로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화성지역도 군 공항 소음 피해 대상지란 점은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 공항 소음 피해를 정면으로 받아내는 지역의 반발 여론은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3월 경인일보가 (주)유앤미리서치에 의뢰해 화성시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에게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화성 중부권(봉담읍, 진안동, 병점동, 반월동, 기배동, 화산동)에선 59.3%가, 화성 동부권(동탄동 등)에서도 58.8%가 찬성했다.
예비 이전 후보지가 속한 화성 서부권과 상반된 결과로 화성 서부권에선 64.2%가 반대한 바 있다.
이렇듯 군 공항 이전 사업을 두고 수원-화성뿐 아니라 화성 내에서도 여론이 갈리고 있다. 국방부·경기도 등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중재가 시급한 이유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수십년 '전투기 굉음 고통' 불구
경기교육청 실태조사 빠지기도
동-서 민심도 갈라져 중재 시급
"우리도 군 공항 소음 피해잡니다."
1일 오전 찾은 화성시 병점동 일대. 인근 군 공항으로 고도제한이 걸려 있는 탓인지 상대적으로 낮은 층수의 건물들이 줄 지어 있었다.
태안읍이던 시절부터 화성 동부권의 중심 역할을 하던 이곳은 2000년대 초반 개발돼 현재까지 1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화성시 행정동 중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한데, ㎢당 2만여명을 상회한다.
이곳은 수원·화성 군 공항 인근 지역으로 군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곳이다. 구름이 잔뜩 낀 이날도 어김없이 전투비행기는 굉음을 울리며 하늘 위로 지나갔다.
마스크를 낀 채 지나던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전투기를 슬쩍 바라보곤 가던 길을 재촉했다. 잠깐 산책을 나왔다는 L(77·여)씨는 "익숙하다"며 "저거(군 공항)는 언제 사라지려나 몰라"라고 말했다.
같은 날 화성시 봉담읍에서도 전투비행기 소리가 요란했다. 상대적으로 병점동보다는 덜했지만, 지나던 시민들은 일제히 귀를 막기도 했다. 수원과 발안을 잇는 길목인 봉담읍은 사실상 수원 생활권에 속한다. 현재 봉담택지지구 개발이 한창으로 인구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수원대학교에 다니는 J(25)씨는 "집이 수원인데, 학교를 오갈 때면 전투기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며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군 공항 영향권에 있는 병점과 구 태안지역, 봉담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도 피해 당사자인데, 우리 소리도 들어 달라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이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수원지역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군 공항 소음 첫 실태조사를 우선 실시하기로 하자 인근 화성지역에서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화성 지역에서 군 공항 소음 권역 내에 위치한 학교는 8개에 달한다.
불만 민원이 나오자 화성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국방부로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화성지역도 군 공항 소음 피해 대상지란 점은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 공항 소음 피해를 정면으로 받아내는 지역의 반발 여론은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3월 경인일보가 (주)유앤미리서치에 의뢰해 화성시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에게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화성 중부권(봉담읍, 진안동, 병점동, 반월동, 기배동, 화산동)에선 59.3%가, 화성 동부권(동탄동 등)에서도 58.8%가 찬성했다.
예비 이전 후보지가 속한 화성 서부권과 상반된 결과로 화성 서부권에선 64.2%가 반대한 바 있다.
이렇듯 군 공항 이전 사업을 두고 수원-화성뿐 아니라 화성 내에서도 여론이 갈리고 있다. 국방부·경기도 등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중재가 시급한 이유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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