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속 빈 강정 전락' 자원관리도우미

무작정 가서 '분리수거 하라'… 보름만에 20% 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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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이미 저장공간을 넘어선 옥외저장고에 각 가정에서 수거된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쏟고 있다. 2020.9.2 /김금보기자artomate@kyeongin.com


한국환경공단 '채용률 50%' 불과
매뉴얼 부실, 배치후 적응 어려워
공단측 "대면교육 못해 업무 차질"

분리수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자원관리도우미(7월 31일자 1면 보도=페트 재활용 돕는 '자원관리도우미' 내달 아파트 배치)가 '속 빈 강정'으로 전락했다. 불과 보름 만에 자원관리도우미의 5분의 1이 그만둔 데다 정작 수요가 많은 곳에선 도우미를 찾아볼 수 없는 등 허점이 드러나서다.

16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3천여 가구 S아파트의 분리수거장에선 자원관리도우미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아파트는 분리수거 대상인 폐기물량이 유독 많아 지난 3월에 수거업체가 수거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곳이다.

반면, S아파트에서 9㎞ 가량 떨어진 영통구의 M아파트(1천여가구)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4시간(휴게시간 30분) 동안 자원관리도우미가 주민들의 분리수거 활동을 도왔다. 정작 수요가 많은 곳에는 배치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곳에는 배치되는 '미스매치'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한국환경공단은 당초 일정 기준 이상 공동주택에 모두 자원관리도우미를 배치하겠다는 계획(1만802명, 전국수치)을 세웠지만 채용률이 50% 정도로 저조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또 이미 채용한 자원관리도우미 중 20% 가량이 중간에 일을 그만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원관리도우미는 모두 5천458명이 채용됐는데, 그 중 1천명 정도가 보름 만에 일을 그만뒀다.


분리수거는 수거일 전날 저녁부터 당일 아침까지 하루 정도 이뤄지는데, 주 5일이나 근무를 해야 하는 근무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1일 2차 채용 공고를 올리며 월급을 78만원에서 104만원으로 늘렸지만, 이탈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자원관리도우미들은 매뉴얼도 교육도 부실해 업무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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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재활용품 품질개선 지원사업 자원관리도우미 참여자 모집안내 2020.9.16 /한국환경공단 공식블로그 캡처

실제로 지난 15일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자원관리도우미 지원자 중 한 명은 "(공단 측이 직무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지도 않은 채 분리수거 도우미로 배치돼 어렵고 힘들다"면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 도우미들끼리라도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고충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교육을 진행할 수 없어 도우미들의 직무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스매치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정 노력 중이나 인력이 부족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 각 아파트 단지에 분리수거 시간을 설문 조사했지만 응답률이 1%도 채 되지 않아 일단 도우미를 주 5일 근무시키면서 현황을 집계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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