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시·군 "좋은 정책인데… 재정 한계·민원 떠맡아 난감"

딜레마에 빠진 기초단체들

김성주·강기정 기자

발행일 2020-09-17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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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용품 지원 동참하면 '도비 30%'
이웃지역에서 하는데 빠지면 '눈치'
"지역특성 달라… 분담비율 아쉬워"


'하자니 부담스럽고, 안 하자니 눈치 보이고'.

우수 정책을 발굴, 희망하는 시·군에 한해 비용을 지원한다는 경기도 기조에 각 시·군이 딜레마에 빠졌다. 도에서 촉진하는 '우수 정책'인 만큼 이웃 지역에선 하는데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재정적 여력 등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경기도는 최근 시·군과 협력해 내년부터 도내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 구입비용을 연간 13만원 규모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주시에서 처음 시행한 사업인데 이를 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는 동참하는 시·군에 한해 소요 금액 30%를 도비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책을 도입하면 비용 70%는 시·군이 부담해야 한다. 지역 내 여성청소년 수가 많을수록 기초단체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책이 발표된 후 경기도의회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도의원은 "좋은 정책인데 시·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비용 분담 비율을 정해 통보하듯 알리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시·군 의견을 먼저 청취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적어도 분담 비율을 어떻게 할지 협의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절차 없이 정책이 발표된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도는 주거 환경 개선 차원에서 각 시·군에서 건축을 허가할 때 반지하 주택 조성을 제한하는 한편 고시원에도 창문을 내게끔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역시 동참하는 시·군에 한해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건축주들의 민원이 불가피한 만큼 일선 기초단체에선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아직 이렇다 할 의견을 정하지는 못했다. 내부적으로는 민원 대응을 우리가 모두 맡아야 하니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한데, 다른 시·군에서 어떻게 할지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도 민간·가정어린이집 지원금 분담, 학생 교복 지원 등의 도·시군 간 비용 분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가 분담 비율 재조정을 촉구하고 도의회에서도 힘을 실었었다.

이에 대해 도는 "사업의 성격과 대상 등에 따라 보조율이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군 보조 사업은 조례에 따라 30% 지원을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성주·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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