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상으로 고기 먹인다'는 아동시설의 현실

경인일보

발행일 2020-09-17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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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외 계층 청소년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 운영자가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에서는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엄마가 생계를 위해 집을 비운 시간이었다. 비용부담과 방역지침 때문에 학원에도 가지 못하는 소외 계층 학생들의 불안이 커진다. 운영비는 늘어나는데 후원금은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지역교육청의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외상으로 식재료를 사야 하는 절박한 현실이라는 게 시설운영자들의 전언이다.

경기도내 아동양육시설의 운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후원자는 물론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다.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부인의 방문도 자제하라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양육시설은 고립된 섬이 됐다고 한다. 학교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식대 등 운영비는 늘어났으나 후원금은 확 줄어들면서 운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자체와 해당 교육지원청은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지원하는 데 그친다. 2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한 시설 운영자는 "운영비가 부족해 인근 정육점에서 3개월 가량 외상으로 고기를 사다 먹였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빌라 2층에서 지난 14일 불이나 초등학생 형제가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비대면 원격수업 탓에 자택에 머물며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가 형제만 집에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집에 있어야 하면서도 돌봄 사각지대에 처한 상황이었다. 이번 주까지 비대면 원격수업을 하는 인천지역 초·중·고는 782곳에 달한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은 비정상 상황에서 정책이 혼선을 빚을 경우 형제와 같은 불행한 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때문에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접고 좌절해서는 안된다. 초등학생 형제의 불행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돌봄 사각지대를 꼼꼼히 점검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다. 특히 아동양육시설에 대한 지원과 점검을 통해 수용된 청소년들이 불편과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외 계층과 시설에 수용된 아동·청소년 복지정책, 다시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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