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공부 급한데… 기숙학원 문 잠가버린 '탁상행정'

서인범·공지영 기자

발행일 2020-09-21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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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D-100일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수원시 한 대형입시학원 강사가 학생들이 없는 텅 빈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원은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300인 이상 대형학원의 문을 닫도록 하면서 정규수업을 온라인수업으로 대체하고 있다. 2020.8.2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300명이상 대형 '고위험시설' 지정
재원생 수 맞게 시설축소 용도변경
담당 공무원 확인 뒤에도 '묵묵부답'
"기숙사 중심 허가… 철저 방역" 피력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수능)이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는데,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발 묶인 경기도 내 기숙학원들이 정부의 탁상행정에 두 번 울고 있다.

300명 이상 대형학원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며 설립 인가 서류를 토대로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실제 인원이 300명이 안되는 상당수 기숙학원들이 재원생 수에 맞게 시설을 축소하겠다며 용도변경을 요청하는데도 교육당국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면서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이천의 한 기숙학원 재원 학생 수는 226명에 불과하다. 강사 및 직원까지 모두 합해도 전체 인원은 276명이다. 하지만 설립 당시 전체 강의실 면적을 434.96㎡, 서류상 목표정원을 408명으로 신고한 것이 코로나19 이후 발목을 잡았다.

중앙안전대책본부가 강의실 면적 1㎡당 학생 1명을 기준으로 잡아 300㎡가 넘으면 대형학원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학원은 지난달 19일과 이달 4일, 2차례에 걸쳐 이천교육지원청에 강의실 및 기숙사, 수용인원 등을 축소하는 용도 축소변경을 신청했다. 지원청 담당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 나와 출석부, 강의실, 기숙사 등을 확인까지 했지만 여전히 축소변경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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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D-100일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수원시 한 대형입시학원 강사가 학생들이 없는 텅 빈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원은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300인 이상 대형학원의 문을 닫도록 하면서 정규수업을 온라인수업으로 대체하고 있다. 2020.8.2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이 학원 원장은 "3인실로 사용하던 기숙사를 2인실로 변경했고, 강의실 면적도 나눠 일부는 자습실로 바꾸는 등 정부에서 원하는 방역기준에 맞췄다. 실사 이후 지원청에서 변경이 허가됐다고 연락까지 왔다"며 "하지만 며칠 후 경기도교육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한 뒤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원청 담당자는 "명확하게 시설변경을 못한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며 아직 협의 중이다. 도교육청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답변을 피했지만 원칙적으로 학원시설 변경 등은 관할 교육지원청이 권한을 갖는다.

도교육청은 기숙학원들이 처한 상황을 인지했으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고위험시설 지정 등 감염병 관련 사항은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실제 인원이 적거나 기숙사 시설을 변경하는 것과 별개로, 강의실 면적으로 300인 이상 대형학원을 분류하기 때문에 설립인가서류를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 감염병은 교육부나 교육청에 권한이 없다"며 "학생 피해가 큰 만큼 현재 교육부와 계속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숙학원 관계자는 "설립 당시 기숙학원은 기숙사를 중심으로 허가를 받는데, 이제와서 기숙학원과 일반학원을 동일선상에서 놓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이번 모의평가 때도 대중교통 이용 시 입소불가라는 원칙으로 대응해 학생들 모두 따라줬다. 지방의 학생은 학부모가 전세버스를 빌려 학생 2명이 타고 올 정도로 철저하게 방역했다"고 호소했다.

/서인범·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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