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꽃

권성훈

발행일 2020-09-22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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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이 나면 내 마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서로가 포탄의 말을 쏘아대면 저 꽃 어디에 소용이 될까 발돋움하는 사랑의 마음들은 얼마나 아플 것이며 그래서 칼과 총이 거리를 지나가면 폭격기가 하늘을 천둥치면 누더기 달을 허공에 두고 우리 꽃과 마음은 죽으리.

고형렬(1954~)


권성훈교수교체사진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순수한 의미에서 공생은 자연의 신비 중에 하나로 먹고 먹이는, 이른바 먹이사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생명체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며 그로 인해 생명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모든 살아 있는 존재의 생성에 필요조건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고픈 사람에게 꽃이 채소로 보일 뿐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지만 그 스스로 동물성을 내보이는 것이다. 여기서 동물적 본능으로부터 육식성은 활성화 되고, 인간의 위대함은 파기되며 동물과 인간의 차이 역시 상실된다. 먼저 꽃을 꽃이라는 아름다움으로 보기 위해서는 정서적 반응과 동시에 미적 감각을 동반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엇을 추구하는가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가치다. 따라서 매 순간 자연이 베풀어주는 세계라는 축제의 현장에서 오랫동안 공생하기 위해, 순리에 반하는 전쟁이라는 파괴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해야 한다는 것. 오로지 그것만이 그 모든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작게는 '서로가 포탄의 말을 쏘아대'는 것에서 '사랑의 마음'을 가질 때 '우리 꽃과 마음'도 언제까지나 살아 있지 않겠는가.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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