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코로나 시대, 개인 식별 데이터 노출 공포에 대하여

김정순

발행일 2020-09-23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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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지침에 영업장 출입 명부 기록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 걱정 앞서
매달 8만여건 스미싱 피해 속출 속
여성 문자 노출·허위 기재 등 많아
당국 철저히 보호 후폭풍 막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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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
최근 전화번호 노출로 인한 피해 보도를 많이 접하게 된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커피숍이나 식당 등 영업장소를 이용할 경우, 누구나 성과 전화번호를 기록해야 한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된 배경이다. 일명 코로나 명부 피해 공포로 불린다. 이 두려움은 쉽게 떨쳐지지도 않는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이 비슷한 공포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나날이 노출되는 국민의 개인 식별정보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철저히 관리되고 있을까? 실은 궁금증보다 걱정이 앞선다. 개인정보 침해는 언제, 어떻게, 어떤 규모의 피해가 일어날지 피해 발생 직전까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개인정보 피해 두려움 때문에 영업장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개인정보가 잘 관리되기를 바랄 뿐, 적극적으로 개인이 개입한다거나 어찌해볼 방법이 없어 두려움이 크다.

실제로 얼마 전 한 여성에게 온 '외로워서 연락했다'는 한밤중 문자사건도 코로나 방문 전화번호 노출로 인해 비롯된 사고다. 문자를 받은 여성이 큰 공포심을 느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사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나마 이 사건 이후 이름은 적지 않고 성과 전화번호만 기록하도록 지침이 바뀌었다. 그러나 실제로 언론 보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전화번호 노출 사고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원, 각종 은행 등 곳곳에서 피해사례를 전하며 스미싱 피해에 주의해 달라는 공지 문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지난 수개월 간 기관 사칭 문자 등 스미싱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자그마치 매달 8만5천건의 스미싱 문자가 수신자에게 읽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수신자가 메시지 본문에 포함된 링크를 눌렀다고 가정했을 때 의도치 않은 결제와 이체 등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기 번호가 스미싱 등 범죄에 쓰일까 염려돼 코로나 명부 허위 기재도 많은 모양이다. 한 지자체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 발생으로 동선 확인 시 기록의 절반 정도가 허위기재로 드러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CCTV에 기록된 정보 분석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관련 뉴스를 보면서 필자는 개인정보 피해 공포 대신 차라리 허위기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두려움이 크다. 필자의 우려처럼 이용자가 방문 날짜와 이름, 전화번호 등을 직접 기입하는 수기 출입명부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우려 문제는 상존한다. 국민적 우려를 의식했는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을 내놓았다. 그 내용은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자치단체 인터넷 방역단과 협업해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자치단체 홈페이지나 SNS 등에 공유된 1천555건의 개인정보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사업장의 경우 파기 등 관리가 가능함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수기 데이터의 관리는 사각지대였다. 수기 데이터의 경우 업소마다 요구하는 기록방식이 제각각이어서 더 신뢰가 떨어진다. 어디는 이름과 일행 모두의 개인정보를 기록하도록 요구하고, 어느 곳은 일행 중 한 사람을, 또 이름과 성을 모두 요구하는 등 업장마다 달라 혼란스럽고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안 생긴다.

우리 국민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정부의 지침이라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자신의 소중한 정보를 순순히 내어준다. 정부 시책을 믿고 따라준 이용자들에게 철저한 개인정보보호 확신을 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이용자들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마디로 확실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수기 정보 등 이용자 개인정보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당국은 시간과 품을 들여 관련 업장들의 이용자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일일이 확인, 노출 사고를 방지할 책임이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영세가게 등 '관리 사각지대'로 불리는 다양한 형태의 개인정보 기록 자료들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지치고 힘든 국민의 개인정보 노출 피해 우려를 방치, 거대한 후폭풍을 겪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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