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다시 속도내는 '주말 영동선'

텅 빈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반으로 줄인다

김영래 기자

발행일 2020-09-25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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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 일반차로가 정체를 빚는 반면 주말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 되고 있는 1차로는 텅 비어 있다. 2020.9.2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2017년 41.4㎞ 도입이후 정체 심화
수송인원·통행속도 개선효과 없어
주말·휴일 운영 불구 평일도 비어
'카니발·스타렉스 전용로' 오명도

경인일보 보도 후 사후대책 시작
경찰, 용역 거쳐 객관적 기준 마련
12월초 '신갈~덕평 21.1㎞'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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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초. 편집국으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텅 빈 버스전용차로를 왜 운영하는지에 대한 항의성 제보였다. 기자는 현장 상황을 알기에 곧장 현장취재에 나섰다.

2월17일 오후 5시10분께 영동고속도로(영동선) 인천 방향 이천IC~신갈JC 구간은 차량들로 붐볐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발생 되는 교통체증이었다. 반면 전용차로제가 실시되고 있는 1차로는 텅 비어 있었다. 경인일보가 연속보도해 연말 절반 운영을 이끈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한 첫 보도의 시작이었다.

'영동선 버스전용차로제'는 지난 2017년 7월 29일 시범 도입됐다. 신갈JC~여주JC 간 41.4㎞ 구간에 주말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된다.국토교통부는 영동선에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하면 최고 13.9㎞/h까지 속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과 협의, 도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빗나갔다.

'2018 평창올림픽' 이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체현상이 되레 늘면서 폐지론이 고개를 든 것이다.

명절 등 특정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인일보는 2019년 2월18일자 7면을 통해 [빗나간 예측, 고개 든 폐지론]'텅 빈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정체 가중 "통행료 아까워"라는 제목의 기사로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고 결국 부분 폐쇄를 이끌어냈다.

경찰이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올 연말부터 절반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시행구간을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41.4㎞)에서 '신갈분기점~덕평나들목'(21.1㎞)으로 축소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 → 노선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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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해 7월18일 한양대학교 ERICA 산학협력단 교통물류공학과 연구팀에 관련 용역을 의뢰하고, 지난해 12월 말 용역 결과를 받았다. 용역은 교통량이 어느 규모 이상일 때 버스전용차로가 필요한가에 관한 객관적 기준을 세우는 것에 방점을 뒀다.

영동선 버스전용차로는 대중교통 활성화와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를 위해 지난 2017년 8월부터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 41.4㎞ 구간에서 시행됐지만, 주말이면 일반 차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게다가 해당 버스전용차로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영하는데도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 사이에서 9인승 차량만 다닌다며 '카니발·스타렉스 전용로'라고 불렸다.

2017년과 2019년 영동선 버스전용차로의 교통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반 차량 교통량이 5% 감소한 반면 버스교통량은 31% 감소했다. 통행차로가 감소하면서 통행시간은 21%, 정체길은 2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 '영동고속도로 폐지론'에 대한 경기연구원의 '이슈&진단'도 한 몫

경찰이 지난 3월 '텅 빈 영동선 버스전용차로'라는 오명을 쓴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 폐지에 대한 정책적 결정에 착수(경인일보 2월 17일자 6면 보도=텅빈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상반기 '하차벨' 울리나)한 가운데 폐지가 타당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를 2019년 11월 발표했다.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존치가 필요한가?'에 대한 자체 '이슈&진단'을 통해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효과분석 결과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결론 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심각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늘었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버스전용차로 시행 후 주말 수송인원은 시행 전인 2016년 36만4천여명에서 시행 후인 2018년 32만2천여명으로 감소(11.4%)했다.

전체 도로 이용자의 평균 통행시간도 버스전용차로 시행 전 28분에서 시행 후 29.8분으로 오히려 1.8분(6.4%) 증가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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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버스전용차로 운영시간 동안의 연간 사고는 13건이 감소됐으나 모든 유형의 인명피해는 증가(사망 1, 부상 6, 중상 1, 경상 5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 시행 후 연간 97억9천700만원의 부(-)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됐다"며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정책목표인 도로의 전체 수송인원 제고와 통행속도 제고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사후대책 이끈 경인일보 보도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경인일보의 보도 이후 연말부터 구간을 단축하는 축소 운영이 결정된 데 이어 2년마다 운영기준도 재검토된다.

경인일보가 취재과정에서 입수한 경찰청의 '버스전용차로 설치 운영지침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할 때 2년마다 재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정확한 운영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7월18일 한양대학교 ERICA 산학협력단 교통물류공학과 연구팀에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설치 기준 및 운용지침'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

연구팀은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통해선 최근 3년간 교통량 자료를 기반으로 한 교통량 분석을 했다.

또 전문가 20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속도 차이·속도 편차를 이용해 기준을 마련했다. 정량적 요소로 평가하기 힘든 사회적 편익·통행시간 변화·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인식·이용자 편의성 등은 따로 정성지표를 만들어 분석했다.

경찰청은 이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영동선 버스전용도로 교통량을 적용했고, 심의 결과 기준에 충족한 '신갈분기점~덕평나들목' 21.1㎞에만 버스전용차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41.4㎞)의 절반 수준이다. 개선안은 오는 12월 초부터 시행된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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