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명물]한라산 황금빛 물들이는 '제주 감귤'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벗겨내는 '새콤달콤한 매력'

김문기 기자

발행일 2020-09-2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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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따기체험3
감귤 따기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시민들. /서귀포시 제공

겨울철에 쉽게 접할수 있는 '국민 건강 과일'
비타민 A·C 풍성… 껍질도 한약재 등 활용
매년 열리던 박람회, 11월 온라인으로 개최

고려 문종때 기록 등 아주 오래전부터 재배
조선시대엔 진상 기념하는 '과거제'도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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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구분 없이 제주도는 섬 자체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흰 눈으로 덮인 한라산과 아기자기하게 솟아난 오름,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계지도를 펼쳐보자. 모래알 같은 작은 섬에 사계절 풍광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제주가 유일하다. 옛 선인들도 철 따라 한라산과 오름, 계곡 등 곳곳을 찾아 경치를 감상하고 작품을 남겼다.

조선시대 향토사학자 매계(梅溪) 이한진(1823~1881)은 제주에서 경관이 특히 뛰어난 열 곳을 선정해 '영주십경(瀛洲十景)'이라 정의하고 시를 지었다. 이후 영주십경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상징적으로 알리는 단어로 정착됐다.

매계 선생이 선정한 영주십경은 성산일출(城山日出, 성산의 해돋이), 사봉낙조(紗峯落照, 사라봉의 저녁 노을), 영구춘화(瀛邱春花, 제주 언덕에 핀 봄꽃), 정방하폭(正房夏瀑, 정방폭포의 여름), 귤림추색(橘林秋色, 감귤빛으로 물든 가을), 녹담만설(鹿潭晩雪, 백록담의 늦겨울 눈), 영실기암(靈室奇巖), 영실의 기이한 바위), 산방굴사(山房窟寺, 산방산 굴에 있는 절), 산포조어(山浦釣魚, 산지포구의 고기잡이), 고수목마(古藪牧馬, 풀밭에 기르는 말)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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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청귤이 노랗게 익어가는 계절이다. 추석이 지나면 제주섬 곳곳에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빚어내는 황금빛 풍광이 펼쳐진다.

제주에 가을이 찾아오면 한라산 골짜기마다 단풍이 불붙고 여름내 농부들이 애써 가꾼 감귤이 샛노랗게 익어간다.

제주에서는 감귤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11월 감귤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사)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위원장·양병식)는 올해로 8회를 맞은 '2020 제주감귤박람회'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박람회'로 열기로 했다.

온라인 감귤박람회는 오는 11월27일부터 12월11일까지 '제주감귤,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주제로 온라인 가상공간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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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열린 제주감귤박람회 행사장에 설치된 용 조형물. /(사)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 국민 과일

감귤은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민 건강 과일이다.

비타민A, 비타민C 함량이 높아 겨울철 감기 예방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겨울 과일로 겉껍질은 말려서 차나 약재로 활용하고, 속껍질의 하얀 부분은 펙틴이 풍부해 과육과 함께 잼으로 활용된다. 껍질은 한약재 및 목욕물에 담가 향긋한 입욕제로 이용된다.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혈색을 좋게 하며 빈혈 예방과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고 과일 중 감귤에만 함유된 비타민P는 모세혈관을 보호하기 때문에 고혈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부터 한방에서는 천식, 가래, 식욕부진 및 동맥경화 등에 감귤을 처방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귤피(귤 껍질)는 성질이 따뜻하며 가슴에 기가 뭉친 것을 치료하고 음식 맛을 나게 하며 소화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 과육과 종자 등도 한방 재료로 쓰였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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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열린 제주감귤박람회 행사장에 설치된 감귤 돌하르방 조형물. /(사)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 감귤의 유래

제주 감귤은 언제부터 재배됐을까?

우리나라에서 감귤이 재배된 것은 아주 오래 전이라고 전해오지만 확실한 기록은 없다.

'고려사' 세가 권7에 문종 6년(1052)에 탐라에서 세공(歲貢)하는 귤자(橘子)의 수량을 일백포(一白包)로 개정 결정한다고 돼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도 감귤이 진상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태조실록'에는 공부상정도감을 신설해 귤(橘), 유(柚) 따위는 상공(기록대로 매년 상정되는 공물)이 될 수 없으므로 별공(필요한 것을 불시에 특별 차정해 바치게 하는 것)으로 했다고 기록돼 있다.

2019 제주감귤박람회 요리경연대회 출품작
2019년 열린 제주감귤박람회 요리경연대회 출품작. /(사)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세조실록' 권2에는 세조원년(1456년) 12월 제주도 안무사가 올린 장계를 보면 감귤은 제사와 빈객 접대용으로 중요하다는 것과 감귤의 종류별 우열 및 장려방안, 번식생리, 진상방안의 개선점에 대해 서술돼 있다.

'탐라지'(효종 4년, 1653년)에는 제주 3읍에 '관 주도의 과원 36개소, 12종 3천600여주'라고 기록돼 있어 당시 감귤이 활발하게 재배됐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동지(冬至) 전후로 임금님께 감귤을 진상했는데, 감귤이 대궐에 들어오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조정에서 성균관과 유생들에게 귤을 나눠줬다고 한다. 당시 임금이 귤을 나눠주며 시행한 과거가 '황감제(黃柑製)'다.

전국에서 온갖 귀한 토산품들이 진상됐지만, 이를 기념해 과거제를 치른 것은 감귤이 유일하다. 황감제는 명종 19년(1564년) 시작돼 19세기 말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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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따기 체험 프로그램. /서귀포시 제공

# 감귤의 분류

감귤은 크게 '온주밀감'과 '만감류'로 분류된다.

온주밀감은 다시 수확 시기에 따라 극조생, 조생, 중만생 감귤로 나뉜다.

중만생은 보통 12월 수확 후 저장했다가 이듬해 출하하는데 예전에는 가장 많이 재배했는데 지금은 조생으로 많이 바뀌었다.

온주밀감은 또 재배 장소에 따라 노지감귤, 타이벡감귤, 하우스감귤, 비가림감귤로 나뉜다.

노지감귤은 과수원에서 직접 재배되는 감귤이고 타이벡감귤은 토양피복 자재인 타이벡을 토양에 덮어 수분을 차단하고 햇빛을 과실로 반사시켜 당도가 일반 감귤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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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림 감귤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지만 하우스감귤과 달리 난방을 하지 않으며 보통 1~2월 출하된다.

만감류는 나무에서 완전히 익도록 오래 두었다가 따는 감귤이라는 뜻으로 온주밀감을 제외한 나머지 감귤을 이른다.

대표적으로 한라봉과 천혜향(세토까), 레드향(감평), 황금향, 금감(금귤), 청견 등이 있다.

이 외에 재래감귤로는 중국에서 유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유자(댕유지), 산귤, 동정귤, 빈귤, 사두감, 진귤(산물), 청귤, 편귤 등 22종이 제주에서 재배됐다는 기록이 있으나 지금은 12종만 남아있다.

/제주일보=김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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