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속 아동보호 사각지대·(3)]국가개입과 기관협력

"친권만큼 중요한 보호권리… 협력체계 만들어 지켜줘야"

공승배·박현주 기자

발행일 2020-09-25 제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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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관념속 '부모의 소유물' 전락
"독일은 직권으로 시설이동 가능"
인천시 '칸막이 해소' 협의체 구성
"구축된 인프라 활용방안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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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 참사' 사건과 같은 참변을 막기 위해선 국가가 아동보호에 일정 부분 개입하고 보호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는 아동보호기관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면 이제는 운영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동복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아동 권리가 '가정내 일'로 국한된 데서 비롯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아동이 보호받을 권리는 부모의 의무인 친권만큼이나 중요해 국가가 이를 일정 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친권 제재 청구권자의 범위를 검사에서 아동권리전문기관 등으로 확대하자는 내용의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크게 보면 기관 간 소통 부재와 가정의 일로 한정된 아동 권리가 낳은 문제"라며 "'아이는 부모가 돌봐야 한다'는 사회 관념 속에서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로 전락했는데, 아동을 '객체'로 볼 것이 아니라 '주체'로 보고 친권보다 아동이 보호받을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위기 징후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독일의 경우 아동이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면 직권으로 아이들을 '그룹 홈'과 같은 보호 시설로 옮긴다. 법 개정 이전 이 같은 아동보호 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아동보호 기관들의 협력 체계를 만드는 것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단둘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형제 역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드림스타트 등의 관리를 받았지만, 두 기관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인천시도 이달 중 10개 군·구에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를 구성해 기관 간 '칸막이'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이 대부분이 드림스타트, 사회복지관 등 여러 기관에 중복 지원을 받고 있지만, 각 기관이 아동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기관마다 위기 아동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기관에서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위기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훨씬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지원하는 드림스타트 사업을 2007년 시범 실시해 확대하는 등 지금까지 아동보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구축한 인프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조승석 경인여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사례관리라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도 관리사 1인당 80가구가 넘는 가정을 돌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해야 할 핵심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학계에선 사례관리사 1명이 맡는 가정 수가 20~30가구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개선해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박정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아동을 양육, 보호하는 의무는 단지 보호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에도 있다"며 "수많은 아동보호기관이 통합적인 업무 공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공승배·박현주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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