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65)지휘자①]점점 복잡해진 오케스트라… '두 손 자유로운' 리더 요구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20-09-25 제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초기엔 작곡가·연주자가 맡아
오늘날 작품해석까지 전문화

2020092401001137000057711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오케스트라의 지휘는 중세 시기의 손짓으로 멜로디 라인, 리듬, 빠르기 등을 지시하며 합창을 이끌었던 카이로노미(chironomy)에서 발전했다.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면서 좀 더 굴곡 있는 음조와 옥타브 내에서의 많은 변화가 생기며, 그 효율성을 잃지 않기 위해 카이로노미의 지시 방법은 확장되어야 했다. 17~18세기의 초기 기악 앙상블에선 건반 악기(쳄발로 혹은 오르간)를 비롯해 악장이 지휘를 겸했다.

특히 바흐와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등은 작곡과 건반 악기(지휘)를 비롯해 모든 악기에 정통한 음악가였다. 때문에, 자신의 작품은 자신이 연주(지휘)하는 게 정석이었다.

네 사람에 이어 베토벤이 활동하던 시기에 오케스트라는 발 빠른 변화를 겪었다.

관악기의 성능이 향상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욱 큰 규모의 현악 파트가 필요해졌다. 앙상블의 규모가 커지면서 음악도 복잡해졌다. 또한, 과거에는 귀족들만의 오락이었던 음악을 중산층이 즐기기 시작했다. 더 많은 청중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연주 홀에서 공연이 펼쳐진 것이다.

위대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베토벤은 지휘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어느 날 베토벤은 공연장에서 피아니스트가 지휘를 겸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을 보다가 크게 실망한 나머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고 한다. 베토벤이 무대에 올라 오케스트라 앞에서 연주를 이끌자 피아니스트는 자신의 파트에 집중했으며, 그제서야 연주가 조화를 이뤘다.

두 손 모두를 사용해 연주하는 건반 연주자는 잠깐씩 한 손이 쉴 때에만 박자를 잡아줄 수 있었는데, 곡의 편성이 복잡해지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된 거였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도 늘어난 현악 주자들을 관리하기에 바빴다. 결국, 오케스트라는 악기를 연주하지 않는 리더를 필요로 하게 됐고, 전문 지휘자가 등장했다. 이후 지휘자의 역할은 더욱 전문화하면서 작품의 해석까지 맡게 됐다.

연주회장이나 무수한 음반을 통해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지휘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음악적 의지를 조화롭게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미국의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작곡가였던 앙드레 프레빈은 생전에 지휘에 대해 "지휘자는 기본적으로 독선적인 직업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은 자신이 맡은 악기에 대해 지휘자보다 더 높은 능력을 갖춘 사람임에도, 지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주하라는 지시를 따른다"고 말했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김영준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경인일보 채널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부산일보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