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개선 비용 감당 못해"… 재입식 두손 든 양돈농가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20-09-28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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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지난 해 9월부터 돼지를 기르지 못한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의 한 돼지 농가가 텅 비어있다. 2020.4.20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시·강화군 지원사업 신청 0건
'중점방역지구 조건' 투자여력 없어


정부가 인천 강화도를 비롯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살처분 돼지 농가를 대상으로 9월부터 재입식 절차를 개시했지만, 1년 동안 소득 없이 빈 축사를 지켰던 일부 돼지 농가들은 정작 폐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입식을 희망하는 농가들도 정부의 방역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선 시설을 크게 개선해야 해 올해도 인천에서는 돼지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인천시와 강화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발생한 ASF로 인천지역에서는 39개 농가의 돼지 4만3천여 마리가 살처분 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9일을 끝으로 사육 농가에서는 ASF가 발생하고 있지 않으며 야생 멧돼지에서 종종 검출되는 상황이다.

인천시와 강화군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재입식 절차를 개시함에 따라 돼지 농가의 방역 시설개선을 돕기 위한 예산 12억6천500만원을 편성해 지원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신청은 1건도 없는 상태다.

대신 살처분 피해를 입은 농가 중 10여곳은 아예 폐업을 하고, 정부가 FTA(자유무역협정) 피해 농민을 대상으로 벌이는 폐업지원금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강화군은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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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지난 해 9월부터 돼지를 기르지 못한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의 한 돼지 농가에서 20일 농장 주인이 텅 비어 있는 축사를 보고 있다. 2020.4.20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피해 농가 4곳 중 1곳이 폐업을 선택한 셈이다. 돼지고기는 지난 6월 FTA 피해보전직불금과 폐업지원금 지급 대상 품목으로 고시됨에 따라 돼지 농가도 사육 규모에 따라 폐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들 농가가 재입식 대신 폐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정부의 강도 높은 시설 기준을 맞추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점방역관리지구' 내 농가에는 8개의 시설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강화도는 중점방역관리지구 지정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내·외부 울타리와 방역실, 입·출하대, 폐사체 보관시설 등을 기준에 맞게 설치하려면 규모가 작은 농가 입장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그동안 소득이 없어 생계지원금을 받긴 했지만, 추가 투자에 여력이 없는 소규모 농가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일단 시설 기준에 맞도록 축사 공사가 완료돼야 재입식을 하는데 아직까진 시설 개선 비용 지원을 신청한 농가가 없는 상황이고, 10여곳 정도는 FTA 폐업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로선 재입식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어 강화도에 돼지가 언제 다시 들어올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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