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자치단상]이번엔 미추홀구 순서다

인천 차량등록대수 급증 곳곳 주차난 심각
통합관제시스템 이용 주차 공간 정보 제공
많은 예산들여 주차장 새로 짓지 않아도 돼
민·관·학 합심 마을문제 주민 스스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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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
주차는 늘 문제다. 지나는 차를 신경 쓰지 않고 아이들이 공을 차고 놀 수 있는 널찍한 골목은 1970, 1980년대에 이미 끝났다. 주차장보다는 주택과 상가를 짓는 것이 우선이었고, 도시계획 개념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작은 땅을 더 조각내 소규모 주택들을 촘촘하게 지으며 주차장은 아예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주택과 상가시설에서 주차장 비중은 늘 부족한 듯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공영주차장을 지을 땅과 건물에 들어갈 예산은 지자체에서도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런데 인천에 인구가 늘고 도시가 팽창하면서 차량 등록 대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미추홀구를 비롯한 지역 곳곳은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정 지역은 차량 등록 대수와 주차장 숫자가 1만개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데이터도 있다. 산술적으로 매일 수천 대에서 1만대 가량의 불법주차가 일어나는 셈이다.

사실 주차문제는 많은 지자체장이 해결하고 싶어 했던 부분이다. 특히 상가나 음식점 인근 불법주차문제는 소상인들 생계와도 연결돼 있어 관공서가 원칙대로 불법주차 문제를 처리하기 곤란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소방도로 확보 문제까지 겹치면 불법주차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문제가 된다.



그동안 여러 지방정부에서 내 집 앞 주차장, 환승주차장, 담장 허물기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명쾌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이제 미추홀구는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가능성에 도전하고자 한다. 통합주차관제시스템을 이용한 주차장 정보 제공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먼저 아파트, 빌라, 도시형생활주택, 골목의 주차장을 비롯해 관공서, 대형음식점 등 기존의 모든 주차장을 대상으로 통합주차관제시스템을 설치한다. 이를 통해 차량이 주차장에 들고 나는 정보를 관리, 특정 지역에서 주차를 원하는 차량에 실시간으로 가장 가까운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스템은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기술로 동네 곳곳의 빈 주차장 공간을 찾아낼 것이고, 해당 주차장에 대한 사용예약은 물론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가능하다. 주차할 공간을 찾아 주변을 뱅글뱅글 돌다 결국 불법주차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다세대주택 또는 아파트 주차장이라고 눈치 볼 일도 없고 남의 집 앞 주차장이라고 다툴 이유도 없다. 미추홀구가 시스템을 통해 공유주차장으로 가입시킨, 공인한 주차장이기 때문이다.

통합주차관제시스템은 이미 완성돼 있다. 관련 기술 특허도 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실시간 정보전달에도 문제가 없다. 시스템 운영은 소정의 주차료로 충당될 수 있다.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결국 공간에 대한 공유개념이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주차장을 새로 짓지 않아도 기존 공간만 잘 활용하면 주차난을 완화할 수 있다는데 미추홀구의 목표가 있다. 이리저리 물건을 잘 정리하다 보면 새로운 공간이 확보되는 마치 오래된 수납장 속을 정리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절감된 예산은 다른 분야에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미추홀구는 주차장 문제 해결을 오랜 기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지난해부터 각급 학교를 설득해 주차장 개방을 이뤄냈다. 시설개방에 비교적 보수적인 학교의 공유주차장 참여는 고무적인 결과다. 일명 '미추홀 열린 학교'사업은 계속 간다. 여기에 낮에 비어있는 주차장, 밤에 주차 가능한 주차장을 구분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인하대학교와 함께 주차난 해결을 위한 공유주차장 아이디어와 시스템 개발에 매달렸다. 공유주차장 개념에 공감대를 얻기 위한 작업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마을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주민들의 '마을플랫폼' 역할이 결정적이었음을 덧붙이고 싶다. 주민 스스로 느끼는 문제를 주민이 직접 나서게 되면서 그야말로 민·관·학이 힘을 합치는 결과가 됐다. 그동안 원도심 주차난 해결을 위해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제 미추홀구 순서가 됐다. 미추홀구가 진행 중인 시스템을 통해 주차난 완화에 성공한다면 분명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이를 접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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