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체적 관리부실 드러낸 독감 백신사태

경인일보

발행일 2020-10-05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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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578만명분 용량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돼 접종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2천300명 이상이 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의 한 병원에서는 지난달 28일까지도 환자들에게 접종 금지된 백신이 접종됐다. 백신 보관 및 유통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데 이어 사후 관리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백신 접종 금지조치 이후 추가 접종자는 없을 것이라던 방역 당국은 우왕좌왕해 국민 불안만 더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K-방역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은 접종사업이 전면 중단된 지난달 21일 이후에도 노인 환자들에게 백신을 계속 접종했다. 지난달 24∼28일 입원 환자 122명에게 독감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백신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위해 정부가 조달한 물량이었다. 계획상 만 75세 이상을 시작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접종 사업은 이달 13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병원은 접종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이다. 방역 당국의 관리체계 부실과 일선 병원의 허술한 운영 체계의 허점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유통과정은 물론 사후관리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질병청은 일부 백신이 상온노출된 것으로 확인되자 접종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에는 백신 접종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밝혔으나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급증, 접종자 수가 2천300명을 넘어섰다. 질병청은 금지 기간 접종 이유로 정부 조달 물량과 유료인 민간 물량을 분리하지 않고 보관한 관리 부주의를 꼽았다. 또 국가 예방접종사업 전에 미리 접종하는 등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점과 의료기관이 사업 중단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질병청 스스로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독감 백신을 맞고 발열, 몸살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한 사람은 12명이다.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백신 물량으로 접종한 병·의원만 전국 280곳에 달한다. K-방역을 자랑해온 정부를 당혹하게 하는 백신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정부는 독감 예방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국민 불안과 걱정을 해소해야 한다. 마침 국회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전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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