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국 지자체가 싸움판 될 지경인 특례시 지정

경인일보

발행일 2020-10-15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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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시(特例市)는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 중간 형태의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이다. 특례시가 되면 기초지자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 급의 행정·재정 자치권을 갖게 되는 등 일반 시와 차별화된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지난달부터 특례시 지정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례시 부분을 제외할 것을 공식 건의했다. 지정 대상이 아닌 중·소 기초지자체들의 특례시 지정 반대 입장도 잇따르고 있다. 특례시를 둘러싼 전국 지자체 간 갈등이 표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특례시 지정과 관련한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의 공식 입장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조속히 처리하되, 특례시 조항은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최근 의견 수렴과정에서 '시·도 차원의 특례시 대응'에 동의한 바 있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가장 먼저 반대 입장을 내는 등 적극적이다. 광역단체장들이 특례시 지정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세수가 줄기 때문이다. 시·도세 상당액이 특례시로 빠져나갈 경우 여타 기초지자체에 대한 지원 축소로 지역 불균형이 심화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한다. 특례시에서 제외된 중·소 지자체들도 비슷한 논리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례시 지정 대상인 인구 100만명 도시와 인구 50만명 도시들 간에도 갈등이 예상된다. 당초 정부 안은 인구 100만명이 기준이었다. 수원·고양·용인시와 경남 창원시 4곳이다. 하지만 전북 전주시, 충북 청주시 등이 가세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도에서만 성남·화성·부천·남양주·안산·안양·평택 7곳이 추가됐고, 전국적으로는 모두 16곳이 대상에 포함됐다. 당초 계획이 바뀌면서 반대 명분이 생겼고, 논란이 커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 됐다는 지적이다.

현 상황이라면 특례시 지정안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개정의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방화 시대를 역주행하는 불상사다. 정부는 특례시를 별도 법안으로 제출하는 안에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례시 조항 때문에 지방자치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국회도 특례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빠른 시일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특례시 논란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전국 지자체가 싸움판이 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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