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화상 형제' 외할아버지 "형에겐 차마 동생 소식 못 전했다"

형은 아직 죽음 몰라…"딸이 정신과 입원해야 할 정도로 많이 힘들어해"

박현주 기자

입력 2020-10-22 1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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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 화재로 부상한 A(8)군이 치료 중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는 가운데 2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군의 빈소 출입문이 잠시 닫혀 있다. 2020.10.22 /연합뉴스

"첫째 아이에게 차마 말 못하고 엄마 교육받으러 간다고 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화재 피해 형제의 외할아버지는 아직 형이 동생의 죽음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1일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치료를 받다가 숨진 A(8)군의 외할아버지는 "첫째가 충격을 받을 걱정에 거짓말하고 간병인에게 맡긴 뒤 장례식장에 왔다"며 "큰놈은 영상통화도 잘할 정도로 회복했고, 작은 놈도 성대가 부었지만, 말도 하고 그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외할아버지는 딸이 아이들을 많이 아꼈고, 방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작은 애가 작게 태어나 작년까지 병원에 성장 촉진제 맞는다고 여러 차례 데리고 다녔다"며 "엄마가 아이들 성과 이름도 바꾸는 등 애착을 가지고 키웠다"고 말했다.

현재 A군 유족들은 친척들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지 않고 최소한 인원의 조문객만 받고 있다. 그는 "정말 내가 친자식처럼 키우던 조카들 빼곤 오지 말라고 해서 가족 5명 정도만 함께 있다"며 "친척들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군 외할아버지는 딸이 큰 충격에 빠진 상태인 데다, A군의 형 B(10)군이 동생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란스러워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이번 일이 너무 큰 이슈가 돼 딸이 지금 당장 정신과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많이 힘들어한다"며 "큰 아이가 동생을 그토록 아꼈는데 나중에 알게 되면 힘들어 할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21일 인천 연수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군 빈소엔 이날 오전 10시께 출입구 앞 셔터가 절반 이상 닫혀 있었고 조문객도 드물었다.

A군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6분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원격 수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었다. 서울의 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군은 지난 20일 저녁부터 호흡이 좋지 않고, 구토 증세 등으로 상태가 나빠져 결국 21일 오후 숨졌다. 형인 B군은 현재 원격 수업도 들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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