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피해 형제' 동생 추모행렬…고개 숙인 정치권

박현주 기자

발행일 2020-10-23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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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는 적막… 동네주민들 침통
與野 "재발방지" 국감서도 묵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치료를 받다가 숨진 '라면 화재 피해 형제'의 동생 A(8)군의 빈소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지역사회와 전국 곳곳에선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인천 연수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군 빈소에는 어머니와 외할아버지 등 가족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빈소가 차려진 지난 21일부터 장례식장 1층과 빈소 앞 알림판엔 A군의 사진이나, 간단한 인적 사항도 명시돼 있지 않았다.

A군 유족들은 친척들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지 않고 최소한 인원의 조문객만 받았다. A군 빈소엔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근조 화환 2개만 놓여있었다.

형제가 다녔던 초등학교 학생들은 수업 시간 학교에서 준비한 띠에 A군을 기리는 메시지를 적고 운동장에 있는 안전 펜스에 매다는 추모 행사를 했다. 학생들은 직접 손으로 '천국으로 가길 바랄게', '행복하게 지내'라는 내용을 써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화재 당시 직접 신고를 하고 형제의 쾌유를 빌었던 동네 주민들은 비보를 접한 21일부터 침통한 분위기에 잠겼다.

정치권에서도 안타까움을 전하고 제도를 정비해 제2의 '라면 화재 피해 형제'를 막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선 A군을 애도하는 묵념을 갖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지 못한 어른으로서 가슴이 미어진다"며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이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가난한 부모는 있을지 몰라도 가난한 아이들은 없어야 한다"며 "부모가 반대해도 아이들이 돌봄서비스에 참여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여야 모두 논평을 통해 한뜻으로 A군의 죽음을 애도하고, 위기 아동을 돕기 위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A군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6분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원격 수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었다.

서울의 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군은 지난 20일 저녁부터 호흡이 좋지 않고, 구토 증세 등으로 상태가 나빠져 결국 21일 오후 숨졌다. 형인 B군은 현재 원격 수업도 들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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