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먹는 물은 남양주 조안면 피눈물…사람답게 살고 싶다"

주민들 '수도법'·'상수원관리규칙' 헌법소원 심판 청구

이종우 기자

발행일 2020-10-28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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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남양주시 조안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주민들의 기본권 보장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고 있다. 2020.10.27. /김금보기자kyeongin.com

'기본권 보장·주민 전과자 만드는 수도법'… 45년 억울함 보상
"과학적 근거없이 무원칙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위법소지 크다"
수질안정성 보장 불구 1975년 머물러있는 규제제도 개선 시급


남양주시 조안면 주민들이 27일 오전 헌법재판소를 방문해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에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을 대상으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재판결과에 따라 전국의 상수원 보호구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등에 가져올 획기적인 변화를 고려할 때 큰 파장이 예상된다.

■'조안면 주민, 수도법 등 헌법소원 심판 청구'

= 남양주 조안면 주민들을 대표해 김재열 송촌1리 이장과 이대용 이장단협의회장이 이날 헌법재판소를 방문,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을 대상으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조안면 주민들로 구성된 청구인 대표인 허용태(72·농업)·김재열(64·음식점)·장복순(58·딸기농사)씨는 '상수원관리규칙'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의 설치, 영업허가 제한 등의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청구 이유로 들었다.

이날 청구인들이 제기한 주요 청구내용은 ▲헌법에서 정한 기본권 제한 ▲규제가 과도하고 과학적 근거가 없음 ▲상수원 관리규칙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남 ▲남양주시의 자치권 훼손 ▲남양주시민의 재산권 침해 등 다섯 가지다.

청구인들은 특히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이 무원칙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975년 7월9일 남양주·광주·양평·하남 일원에 여의도 면적의 약 55배에 달하는 158.8㎢를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는데 이 가운데 약 26%에 해당하는 42.4㎢가 남양주시 조안면 전체 84%에 달하는 면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이 수질에 대한 영향이나 과학적인 고려 없이 당시 개발제한구역을 따라 그대로 지정됐다는 점도 위법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부도 인정할 정도로 행정편의주의에 근거한 비합리적인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일대를 상가와 주택이 즐비한 관광명소로, 조안면을 미용실이나 약국, 짜장면집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고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도권 먹는 물은 조안면의 피눈물'

= 이날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남양주 조안면 주민 70여명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회를 갖고 "불합리한 상수원 정책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 촉구와 헌법에 보장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되찾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현장에 '수도권 먹는 물은 조안면의 피눈물', '사람답게 살고싶다! 남양주시 조안면 기본권 보장', '주민을 전과자로 만드는 수도법'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45년여간의 억울함을 보상해 줄 것을 주문했다.

조안면 주민들은 특히 "하수처리기술의 발달로 수질 안정성이 충분히 보장됨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1975년에 머물러 있는 상수원 규제 제도는 문제가 매우 큰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뒤 "헌재에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한 정당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주문했다.

헌법소원심판을 담당하는 이명웅 변호사는 "상수원보호구역이 전국에 편재돼 있지만 양평 양수리를 마주보는 남양주 조안면처럼 주민들의 재산상 손실은 물론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지역은 없다"며 "이번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서 재판관들이 헌법에 보장됐지만 박탈당한 주민들의 기본권리를 되찾게 해 줄 판결을 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주시도 규제개선을 요구하는 지역주민의 요청을 검토한 결과,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지방자치권과 시의 재산권 행사에도 침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헌법소원청구에 참여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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