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첫 사망 고교생 부검결과 '독극물'… 유족 "억울" 국민청원

김성호·김민재 기자

발행일 2020-10-28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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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질산나트륨' 치사량 이상 검출
경찰 "직접 구매 확인" 음독 의심
형 "성적 상위권, 자살 이유 없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인천의 한 고등학생에 대한 부검 결과 체내에서 독극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과 경찰은 이를 토대로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애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으나 숨진 학생의 가족은 부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인천 미추홀구의 고등학생 A(17)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체내에서 치사량 이상의 화학물질이 발견됐다.

A군은 숨지기 이틀 전인 14일 낮 12시께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받았다. A군의 사망은 19일 질병관리청 브리핑을 통해 국내 첫 번째 독감 백신 관련 사망 사례로 알려졌고, 이후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속출했다.

질병관리청은 "사망 사례와 예방접종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지만 국민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급기야 일부 지자체는 백신 접종을 일시 보류하기도 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A군의 위에서는 아질산나트륨이 치사량(4g) 이상으로 검출됐는데 경찰은 A군이 숨지기 전 이를 직접 구매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에 A군의 가족은 "경찰이 독감 백신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자살 또는 타살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반발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A군의 형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국과수는 독감(백신)과 관련이 있을 수가 전혀 없다고 하는데 사망하는데 하나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학교 성적도 상위권이고 대학 입시 관련 심리적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최소 상태였던 동생이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질산나트륨은 먹으면 수 시간내에 사망하게 되는 물질로 이를 직접 구매한 것이 확인됐다"며 "범죄 혐의점(타살)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 등으로 다른 정황도 살피고 있다"고 했다.

A군의 사인이 백신과 무관한 자살로 최종 결론지어질 경우 질병관리청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 성급하게 독감 백신 접종 관련 사망 사례를 발표해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불특정 사망자의 과거 행적을 조사했더니 공교롭게 일부 사례에서 백신 접종 이력이 있었을 뿐인데 마치 백신 부작용에 따른 사망인 것처럼 오인하게끔 했다는 얘기다. 특히 백신 상온 노출 사건, 백색 입자 발생이 사망 사례와 연결지어져 이런 불안감은 증폭됐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현재까지 알려진 59건의 사망 사례 중 46건은 인과성이 낮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6일 "정부 발표를 믿어달라"면서 "과도한 불안감으로 적기 접종을 놓쳐 자칫 치명률이 상당한 독감에 걸리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성호·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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