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담쟁이]법적가족 가로막는 현실의 벽앞에 선 '동성커플'

김종찬 기자

발행일 2020-10-29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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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는 퀴어멜로 보다 일상 초점
수많은 불편 장애인 감정 관객과 공유도
한제이 감독 "담쟁이처럼 서로 연대 바람"

■감독:한제이

■출연:우미화(정은수), 이연(김예원)

■개봉일:10월 28일

■가족, 드라마 / 15세 관람가 / 99분


소수 인권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영화가 개봉했다.

28일 개봉한 영화 '담쟁이'는 누구보다 행복한 은수, 예원 커플이 은수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시작으로 현실의 벽을 마주하게 되는 정통 퀴어 멜로 드라마다.

그동안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나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퀴어 영화는 많았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담쟁이'는 그동안의 퀴어 영화에서 한계라고 지적됐던, 그리고 벗어나지 못했던 부분을 용감하게 돌파, 사랑 그 이상의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보여주며 차별점을 분명히 해 정통 퀴어 멜로의 진수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회적 제도의 모순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평범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가족으로 살고 싶었던 '은수', '예원', '수민' 앞에 벽처럼 선 사회가 이들을 가로막을지라도 하나의 담쟁이 잎이 수천 개의 담쟁이 잎을 이끌고 벽을 넘듯 다 함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제이 감독은 응급실에 찾아온 예원이 직계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회가 거절당하고, 동성애 반대 피켓을 든 시위자를 포함해 성 소수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을 영화 속에 등장시키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한 감독은 "다양한 대안 가족 형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부부는 남녀 간의 결합이라는 헌법 때문에 누군가는 동반자로서 권리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법이라는 제도가 각 개인의 행복을 차단하는 주체가 되어서 안된다는 생각을 영화 속에 투영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담쟁이는 장애인을 향한 시선도 다룬다.

후천적 장애를 가지게 된 '우미화'의 시선을 통해 항상 드나들던 집 문턱조차 넘을 수 없는 상황, 화장실에 제대로 못 가고 넘어지는 상황 등 일상이었던 공간이 낯설어졌을 때 집 밖을 나서는 순간 펼쳐지는 수많은 불편을 보여주며 은수가 느꼈을 감정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한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들이 담쟁이 잎들과 같이 서로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또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서로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영화의 제목을 '담쟁이'로 지었다"면서 "퀴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무관심한 사람들이 영화를 우연이라도 보게 됐을 때 한 번이라도 은수, 예원, 수민이 가족으로 인정받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주)트리플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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