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령공항'은 여타 지방공항과 다르다

지난 5월 백령도 공항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선정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뜻밖이었고, 충격이었다. 인천 지역사회의 현안이고 숙원사업 중 하나라 더욱 그러했다. 국방부와 국토교통부의 협의까지 마무리된 터라 다들 '이번에는 되겠지'하고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예타 대상을 선정하는 기재부 국가재정평가위원회는 백령도 현지주민을 포함한 300만 인천시민의 한결같은 바람을 외면하고 기대를 꺾어버렸다. 당시 심의에서 위원회는 앞서 추진 중인 6개 지방공항 사업이 전부 지지부진한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국토부가 제출한 사전타당성조사 결과의 경제성 산정 기준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공항이 예타 대상에서 탈락한 바로 그달, 백령도에서 20대 여성이 화물차에 치였다. 오전 11시40분께 사고를 당했으나 오후 10시께야 응급수술을 받았다. 기상상황이 나빠 헬기가 뜰 수 없었다. 의료진은 해군 고속정을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여성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 섬이라서 이렇게 꺼져버린 생명이 허다하다. 어디 열악한 의료시스템뿐이겠는가. 백령공항을 지지부진한 다른 지방공항 건설사업과 한 무리에 넣고, 동일한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남한의 최북단 '서해5도'의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섬 주민들의 현실적인 고립상황과 소외감을 헤아리지 못한 정책적 과오다. 현장과 정책의 '미스매치',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백령공항 예타 대상 선정 탈락이었다.

국가재정평가위의 올해 마지막 예타 추진대상 심의를 앞두고 인천시와 옹진군이 총력대응에 나섰다. 엊그제 최장혁 인천시 행정부시장과 장정민 옹진군수가 기재부를 방문해 12월 심의에서 백령공항 사업을 예타 추진대상으로 선정해 달라고 재차 건의했다. 지난 5월 제1차 심의 탈락 이후 2차와 3차 심의에서는 아예 안건으로 상정도 되지 못한 터라 긴장감이 더하다. 연내에 예타 대상이 되어야 내년 예타 실시, 2022년 설계 착수, 2025년 준공, 2026년 개항 일정을 맞출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공항건설 계획이 또 터무니없이 늦춰지거나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 천혜의 자연풍광, 국가지질공원 인증, 코로나19로 인한 여행트렌드 변화 등 경제성 충족 조건은 사실 차고 넘친다. 남북평화무드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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