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명물]주민 삶에 뿌리내린 '담양 대나무밭'

하루가 다르게 竹竹 자라는 가치 '세계중요농업유산'

박준영 기자

발행일 2020-10-29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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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 대나무 품목 최초 지정… 郡 "6차 산업 육성"
2044년까지 면적 年 150~300㏊씩 '1만㏊'까지 확장
230억 투입… 공방·탐방코스·친환경 농업 등 추진

대나무 순수입, 벼보다 5배 높아… 죽순도 큰도움
'생태 보고' 밭, 흰망태버섯 같은 특용작물 재배도
'웰빙' '느림' 트렌드 맞춰 관광 등 3차산업 활성화


한신협_로고
'담양 대나무밭 농업'이 지난 6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됐다. 대나무 품목으로는 세계 최초다.

2014년 제4호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6년만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승격된 것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매년 2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유산자원의 조사·복원, 환경정비 등 지속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전남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계기로 담양 대나무를 생태 자원으로 활용해 주민소득 증대는 물론 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세계중요농업유산 선정된 담양 대나무밭…2044년까지 4배 이상 확장

현재 담양군 전역 대나무밭은 2천420ha에 달한다. 핵심지역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 만성리·삼다리 대나무밭(36.2ha)이다.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 맞춰 현재 2천420ha 대나무밭을 1만ha까지 확장해 '에코 담양'을 실현하기로 했다. 오는 2044년까지 매년 150~300ha씩 대나무밭을 늘려 갈 예정이다.

사진2-세계중요농업유산
세계 최초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담양 대나무밭.

담양군은 대나무 공방 및 홍보전시관 조성, 탐방코스 마련, 대나무 연계 친환경농업 기반 구축, 대나무 신소재 산업화 추진, 대나무 산업단지 육성 등을 위해 오는 2023년 또는 2025년까지 2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담양군 관계자는 "신산업개발이 더 쉬울 수 있지만 사실 대나무는 긴 시간 농민들의 가치 구현과 문화생성의 근거가 돼주고 있다"며 "대나무밭 농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하고 미래전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향후 30년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1천년 전부터 담양에서 자생, 주민 삶과 다양하게 연계

담양의 대나무는 1천년 전부터 자생하면서 농업은 물론 주민들의 삶과 다양하게 연계돼왔다.

죽세공예가 지역 소득자원으로 자리잡은 500여년 전부터 대나무밭 조성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담양군 354개 자연마을 중 대다수 지역에 분포할 정도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사진4-죽세품
담양 주민들은 집집마다 죽세품을 만들어 300년 전통의 죽물시장에 내다팔았다.

대나무는 벼, 보리, 감자, 고구마, 사과 등에 비해 순수입이 매우 높다. 벼보다도 순수입이 5배 가까이 높고 대나무밭을 경작할 경우 1차 상품인 대나무는 물론 농가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죽순 등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 대나무밭 다양한 동식물 존재…생태의 보고로 거듭나

지난 2015년 담양군이 대나무밭의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식물 358종, 육상동물 152종. 조류 23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나무 수령에 따라 식물군도 변화하는데 신생죽 주변에는 바랭이와 비름, 개망초, 찔레나무 등이 서식하고 대나무밭 조성 후 5년이 지나면 용둥굴레, 쑥 등 다년생 초본과 사위질빵, 칡, 댕댕이덩굴, 개옻나무 등이 형성한다. 13년 이상 되면 달개비, 제비꽃, 큰까치수염, 마삭줄, 맥문동, 쇠무릎 등 대부분 음지식물로 바뀐다.

대나무밭의 이런 생태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특용작물의 재배가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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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를 테마로 한 명품정원 '죽녹원'. 전남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해마다 수십만명이 찾는다. 2020.10.28 /광주일보 제공

담양 대나무밭에는 흰망태버섯, 비듬비늘버섯, 애기버섯 등 108종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흰망태버섯은 대나무밭에서만 자라는데 4시간이면 버섯대를 올리고 망토를 둘러쓴다. 맥문동, 구기자, 둥굴레와 같은 약용식물도 대나무밭에서 잘 자란다.

# 날로 높아지는 대나무의 산업적 가치…웰빙·느림·관광 등 트렌드에 적합

담양의 대나무는 1차 산업을 비롯해 2차 산업, 3차 산업에까지 그 범위를 넓혀왔다.

1차 산업 부문에서는 대나무(원죽)와 죽순 생산, 2차 산업 부문에서는 죽제품, 작물 지주대 등 단순가공품산업, 숯·댓잎 차·죽초액·비누 등 대나무 신 가공품 산업, 농업·건축·환경자재 산업 등이 있다. 3차 산업은 음식업, 관광산업 등 서비스 산업이 해당된다.

맛-담양 대통밥1
대나무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특징인 담양 대통밥. /담양군 제공

이들 부문별로 대나무밭 경영 농민이나 농촌마을이 직접 2·3차 산업을 주도하거나 부분 참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나무밭 경영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관광트렌드가 '웰빙'이나 '느림'으로 옮아가면서 농촌관광이 활성화되는 등 사회·경제적 변화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특히 담양의 죽재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담양군의 죽순 생산량은 연차별로 편차는 있지만 20만㎏을 넘어서고 있다.

대나무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죽로차는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5월 중순 이후 대나무밭에서 자란 찻잎을 따 만든다. 담양군 죽로차 재배면적은 170ha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담양은 예부터 죽공예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발전해 주민들은 대나무와 죽제품으로 부를 축적했다. 1916년에는 참빗을 만드는 '진소계'가 조직된 이후 산업조합이 탄생하면서 죽세공예산업의 규모가 커졌고, 193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죽제품의 상품화가 이뤄졌다.

사진3-죽순
웰빙음식으로 각광 받고 있는 죽순.

담양 죽물시장은 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담양천 둔치에서 5일마다 열린 죽물시장은 1940년 당시 하루에 삿갓만 3만점 이상 팔렸다. 1980년대에는 죽제품이 하루에 6만2천점(약 126종)이 거래되고 그 가운데 20여종이 수출돼 연간 46만 달러의 외화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 죽세공예가 사양산업화하면서 시장 기능도 축소됐다.

최근 무공해 천연자원이라는 가치를 재인식하는 추세에 힘입어 죽제품 이용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죽물시장도 지난 2010년 담양읍 삼다리로 이전해 '청죽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광주일보=윤현석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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