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황해 평화와 인천

'인천·남포항' 도로·철도 등 인프라 최적
조수 간만의 차 극복 갑문 운영도 공통점
바닷길 복원 개성공단 가동 등 사업 재개
'인천'… 남북교류 협력 중추적 역할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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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지난 20일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2020 황해평화포럼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인천시와 인천연구원이 '평화도시 인천과 한반도 평화의 길'이란 주제로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남북 교류협력 방안을 북측에 제안했다. 박 시장은 "말라리아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코로나19 방역 등에 남과 북이 적극 협력해 보건·환경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수해 복구와 관련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다가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방한 물품을 지원해 북측 노력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했다. "우리 미래를 그려 나갈 아이들을 남과 북이 함께 키운다는 마음으로 어린이 보건의료협력과 영양개선사업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남북 경협 방안으로는 ▲인천~남포 등 기존 남북 해상항로 복원 ▲한강하구 생태·환경 등 공동 관리와 이용 ▲서해 공동어로활동 협력을 제시했다.

인천항이 서울의 관문이라면, 남포항은 평양의 관문이다. 남북이 본격적으로 경협에 나선다면 수도를 배후에 둔 인천항과 남포항 역할이 자연스레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인천항이 남북 해상 교류의 거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두 항만은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남포항은 화력발전소가 인접해 있어 전력 공급도 원활하다. 인천항과 남포항은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갑문(閘門)을 운영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일본인 저널리스트 가세 와사부로(加瀨和三郞)가 편찬한 '인천개항 25년사'(1908)를 보면 인천과 관계가 가장 깊은 곳은 남포다. 남포에서 수입하는 것은 대개 인천항이 중개했다. 과거 인천항과 남포항 간 교류가 활발했던 것으로, 인천항이 환적 또는 허브 항만 역할을 한 것이다.

2010년 5·24 조치 이전까지 인천항~남포항 바닷길은 사실상 남북을 오가는 유일한 정기항로였다. 한반도 분단 이후 인천항과 남포항을 오가는 항로는 1998년 8월 개설됐다. (주)한성선박이 홍콩에서 3천t급 컨테이너선 '소나호'를 빌려 월 2회 정기 운항했다. 국양해운이 2002년 투입한 '트레이드포춘호'는 매주 한 차례 남북을 오가며 남북 경협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5·24 조치에 따라 물동량이 급격히 줄었고, 2011년 10월 운항을 멈췄다.



인천항은 항로 개설 전에도 북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1984년 남한에 큰 수해가 발생했을 때 북한이 인도적 차원으로 남한을 지원했다. 당시 북한이 보낸 구호물자는 인천항으로 들어왔다. 이후 우리 정부나 민간단체가 인도적 차원에서 구호물자를 북한으로 보내야 할 때 인천항에서 배가 떴다.

인천 앞바다는 한반도 전쟁의 시발점 또는 주요 전쟁터가 됐다. 서해교전, 천안함 사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 한국전쟁 이후 남북 교전 대부분도 인천 앞바다와 섬에서 발생했다. 인천 앞바다가 평온할 때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고 볼 수 있다.

인천항~남포항 바닷길을 복원해야 한다. 새로운 남북 경협 사업을 추진하기보단 인천항~남포항 바닷길 복원, 개성공단 가동 및 금강산 관광 등 과거의 사업을 재개하는 데 힘써야 한다. 남북 관계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지만 인천이 남북 교류 협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인천시 브랜드 '올웨이즈 인천'(all ways Incheon·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처럼 인천이 남북 교류 협력의 길을 열고 남북을 잇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천 앞바다에 교량을 설치해 영종도(인천국제공항)~신도~강화도~개성·해주를 연결하는 서해 남북평화도로 건설사업도 쉬지 않고 진행해야 한다.

/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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