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39)]공항산업기술연구원

공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준비하는 싱크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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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2010년 인천공항공사 연구개발단 출범
지난해 현 명칭 확대개편 별도기관 독립
국토부 '국제선 복원지원 연구 용역' 등
팬데믹 이후 항공업계 활성화 전략 수립

수요예측 알고리즘 개발·드론 교통체계
핵심기술의 국산화 'R&D 인큐베이팅'
중기기술 - 공항수요 연결 '테크마켓'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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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글로벌 리딩 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터미널과 활주로, 물류단지 등 양적 성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경영 전략과 미래 발전 전략 수립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항 운영과 관련해선 인프라 구축보다 '뉴-노멀(새로운 표준)' 전략 마련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공항산업 '싱크탱크'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산하 공항산업기술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한 요즘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공항산업기술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010년 인천공항공사 연구개발단이라는 조직으로 출범해 2015년 공항연구소로 승격됐다. 2019년 공항산업기술원이라는 지금의 모습으로 확대 개편돼 별도의 기관으로 독립했다. 일반 기업으로 치면 부설 R&D센터 개념이다.

연구원은 공항 핵심 시설 제품의 국산화, 공항 운영 프로세스 효율화, 미래 항공산업 관련 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항공 관련 분야 진출을 돕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항공산업의 위기 탈출 전략을 모색 중으로, 우리나라 항공 정책 개편의 중심에 바로 연구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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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끊겼던 하늘길을 다시 잇고, 비대면 공항 운영 체계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정책 연구를 진행해 이르면 12월 중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올해 9월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국제항공노선 복원 지원 연구'를 맡았는데 정부 부처의 연구용역을 공기업 부설 연구원이 수주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항공업계 반응이다.

연구원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 성공으로 국제 항공 수요가 회복할 때를 대비한 항공산업 지원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국제선 항공 운항 현황 조사 연구 ▲언택트 공항 운영 매뉴얼 수립 연구 ▲역내 여행안전지대 구축 방안 수립 연구 ▲항공산업 지원을 위한 IT 현황 조사 및 개선 방안 수립 등 4가지 주제가 연구 대상이다.

올해 3월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항공업계는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올 상반기 종교시설과 이태원 유흥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다가 하반기 들어 방역 당국의 통제 범위 안으로 진입해 항공 수요도 회복하는 추세다.

하지만 개별 국가 간 감염병 발생 추이와 방역 지침이 천차만별이라 국제노선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국내 요인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각 나라 동향을 분석해 복원 항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발굴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경제 파급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노선에 초점을 맞춰 운항 재개를 모색하고, 단계별 확대 방안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출입국자에 대한 방역 체계 개선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항이 마주한 과제 중 하나다. 이미 첨단 기술과 연계한 안내 로봇 등이 국내외 공항에 도입된 상황이지만, 기술보다는 방역에 중점을 둔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항 이용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기존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보안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비대면 운영 방식의 매뉴얼도 마련해야 한다.

인천공항의 방역 체계는 해외에 소개될 정도로 이미 체계를 갖춰 놓았기 때문에 연구원은 국내외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뉴-노멀'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항공업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은 결국 출입국의 활성화다. 각 항공사가 화물 운송으로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여행업계와 관련 산업은 줄도산 위기다.

이동형 FOD 탐지 시스템
이동형 FOD(Foreign Object Debris·활주로 이물질) 자동 탐지 시스템.

이를 위한 대안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들끼리 협약을 맺어 해외 여행객들의 자가 격리 기간을 없애고, 여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트레블 버블(Travel Bubble)'이 제시되고 있다. 연구원은 국내외 상황과 각종 국제항공법, 국제협약 등 요건을 분석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발트 3국이라 불리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호주-뉴질랜드, 베트남-태국 등이 버블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트레블 버블에 동참할 경우 해외 입국자는 14일의 자가 격리 없이 바로 한국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여행에 목마른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는 국내 유인책이 될 수 있다. 다만 국제항공법과 각 나라 사이 항공협정 관계, 국내법에서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추진해야 한다.

지난 9월 연구원이 만 18세 이상 외국인(베트남·중국) 400명과 내국인 600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을 실시했다. 트레블 버블 협약을 체결하면 해외여행을 할 의사가 있다는 비율이 각각 72.2%, 52.8%였다. 이는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51.4%p, 41.6%p 높은 수치다.

연구원은 국제노선의 단계별 회복에 트레블 버블 정책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항공산업 지원을 위해 관련 IT 인프라 구축 현황을 조사해 상호 호환 및 통합관리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와 공항공사, 항공사들이 개별적으로 항공 안전과 공항 운영,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고 있지만, 공유 플랫폼 부재로 개별 활용에만 그치고 있다.

국가와 민간을 아우르는 과학적 예측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미흡한 상황이다. 연구원은 관련 업계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 전략을 마련해 정부에 제시할 계획이다.

연구원 김재복 정책연구팀장은 "우리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항공 수요 모니터링을 지속 수행해왔고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심리 등을 분석하기 위해 월별 설문을 실시해 결과를 분석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왔다"며 "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한 지 1년 만에 국토부의 국제항공노선 복원 연구를 맡게 된 것은 연구원이 역량을 그만큼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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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 준비 외에도 공항산업의 R&D 인큐베이팅 체계 구축과 판로 개척 지원, 핵심 기술 국산화, 혁신 기술 개발 등의 전략 과제를 수행해 나가고 있다.

지상전원공급장치로 항공기가 계류장에 정류했을 때 엔진 가동 없이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AC-GPS'를 개발했고, 인천공항에 155억원 규모의 시설을 도입한 데 이어 해외 수출을 추진 중이다. 또 계류 항공기에 냉난방을 제공하는 'PC-AIR' 기술은 국산화율 80%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하물 처리 시스템과 동절기 활주로의 제설제 개발,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한 연구, 제2터미널 개장에 따른 지상조업품질 체계 연구 등을 수행해 공항 운영에 큰 도움을 줬다.

지금은 딥-러닝 방식의 항공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고,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자산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정부가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 드론 택시와 택배 운송 등 드론 교통 관리 체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공항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FOD(Foreign Object Debris·활주로 이물질) 자동 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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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FOD 자동 탐지 시스템. 2020.11.18 /공항산업기술연구원 제공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프로젝트 '테크마켓'이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우수 기술과 인천공항의 기술 수요를 매칭하는 오픈형 플랫폼이다. 중소기업이 테크마켓에 공항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신기술을 등록하면 인천공항이 중소기업에 기술 판매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이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시장 진출 루트가 없었던 중소기업에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인천공항공사도 우수 기업을 육성하고, 필요한 신기술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소기업과 인천공항공사가 테크마켓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공동 R&D 과제를 수행하기도 한다.

연구원은 'F·A·S·T' 프로그램을 구축해 중소기업에 금융(Finance), 채용(Application), 판로 지원(Support a Market), 교육·컨설팅(Training)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금과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기본 연구 과제라 할 수 있는 항공 수요 예측과 중장기 수요 예측 등 통계 운영 업무와 산학연 공동 발전을 위한 학술 네트워크 구축 사업도 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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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FOD 자동 탐지 시스템. 2020.11.18 /공항산업기술연구원 제공

인천공항공사는 2030년까지 공항산업 관련 연구개발비를 2020년 대비 5배인 235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 인력도 98명에서 137명으로 늘리고 국가 R&D 과제와 자체 용역, 중소기업 공동 기술 개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항경제권 개발, 자동 안전 관리 체계 구축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공항 운영 혁신을 위한 과제를 지속 수행해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브레인'이 되겠다는 각오다.

글/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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