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10년·(2)]'살기 좋은 섬' 단꿈…지켜지지 않는 약속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11-24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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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정부는 서해 5도를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주거 환경이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일 오후 인천 연평도 '해송정'에서 내려다본 연평도 마을. 2020.11.20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특별법 따라 만든 '종합발전계획'
서해5도에 78개 사업 9109억 구상
국비 집행률 62%·민자 4% 등 그쳐
대피소 성과 불구 국제휴양지 좌초
"빨리 피난 가고 싶어도 배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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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를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10년간 계획했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주거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행정안전부는 당시 제정된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에 따라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78개 사업에 9천109억원을 투입해 접경지역인 서해 5도를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최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모든 사업이 끝나야 하지만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올해까지 43개 사업에 3천794억원이 쓰이면서 예산 집행률(41%)이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비는 4천599억원 중 2천866억원(62%)이 집행됐고, 지방비는 2천68억원 중 817억원(39%)만 쓰였다. 민자사업(2천442억원)은 집행률이 4%(111억원)에 그쳤다.

대피소 설치나 노후주택 개량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처음 계획했던 국제관광휴양단지 조성은 완전히 실패했다. 2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민자 유치를 통해 서해 5도에 컨벤션 센터와 대형 호텔, 골프장 등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업은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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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정부는 서해 5도를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주거 환경이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일 오후 인천 연평도 '해송정'에서 내려다본 연평도 마을. 2020.11.20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연평도에서 만난 주민 중에서도 10년 전과 비교해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주민이 정부자금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눈에 띄는 변화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평도 주민 박모(60)씨는 "이전과 크게 바뀐 건 없다. 포격 때도 주민들이 빨리 피난을 가고 싶어도 배가 없어 갈 수가 없었는데, 여전히 유사 시 이동권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보건소 외에는 마땅한 의료 시설도 없는 게 현실이다. 섬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했다.

포격 당시 옹진군수를 지내던 조윤길 전 군수는 "당시 노후주택 개량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기획재정부와의 이견이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군비로 추가 지원을 했다"며 "서해 5도의 주거환경뿐 아니라 어선 보수, 건조 시 지원을 통한 생업 터전 유지,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계획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종합발전계획 사업 기간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난 10년은 민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의 5년은 주민이 희망하는 사업을 우선 반영해 추진하기로 했다"며 "연평 신항 건설과 대형 여객선 도입 등 서해 5도 주민들의 숙원 사업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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