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40)]공항경제권

첨단 기술 복합체 공항이 눈을 뜨면, 미래 성장 가능성 도시의 심장 뛴다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20-11-26 제1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20112601001047200052851
공항경제권 형성. 2020.11.26 그래픽/박성현기자pssh0911@kyeongin.com

# 공항경제권이란
코로나 이후 스스로 수요 창출 중요
공항·지역간 네트워크 '시너지 공간'
인프라 활용 다양한 경제활동 집적

2020112601001047200052853
인천에 있어 공항의 존재는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항공교통시설의 입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항이 들어서면서 비행기와 관련한 물류, 관광, 정비, 첨단 제조, R&D 산업이 결합한 경제권이 형성됐다.

공항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시가 하나 새로 생긴 것과 다름없을 정도다. 공항은 주변 배후 도시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이뤘다.

인천시가 미래를 견인할 성장 동력 사업으로 '인천공항경제권' 구축을 꼽은 것도 공항 산업의 무한한 확장성 때문이다. 공항이 자리한 영종도에만 머물지 않고 인천 전체를 공항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공항 관련 산업의 패러다임은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하고 있다. 1920년대 공항이 처음 개발됐던 시기는 항공 교통 이용시설로 인식됐다. 규모는 천지 차이지만 지금으로 말하면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처럼 비행기를 타는 장소의 개념이었다.

해외여행 자율화로 1980년대 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거점공항(Main port)의 개념과 함께 국가 인프라로서 국제 교류 거점, 허브 네트워크라는 특성이 생겨났다. 1990년대는 운송과 쇼핑, 비즈니스가 결합한 복합문화 공간 기능이 더해졌다.

공항경제권 개념은 법률로 규정돼 있진 않지만, 공항과 지역 경제권 간 네트워크 강화로 시너지 효과를 확보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공항 인프라를 활용한 연결성과 접근성을 통해 다양한 경제 활동의 집적화를 유도하고, 연관 산업을 발전한다는 개념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항공 업계는 여객, 화물, 면세점 등 전통 방식의 산업에 대한 의존만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공항은 여객 운송 실적이 90% 이상 감소했고, 면세점은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대외적 요인에 휘청대지 않도록 주변 도시와 연계해 스스로 여객과 화물 운송량을 창출할 수 있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인천시는 공항의 경쟁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중심의 전통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역시 경쟁력이 계속 하락해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공항은 전자, 통신, 제어, 항공 기계 등 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인천의 산업 구조가 자동차 중심에서 항공 관련 신산업 분야로 확장할 경우 부가 가치가 배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공항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을 유치해 신기술의 테스트 베드로 공항을 활용하고, 상용화한 기술·제품을 해외로 바로 수출하는 항공 산업 중소기업 육성의 '메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공항 운영과 관련한 수하물처리시스템과 항공기 운영 지원, 공항 건설, 항행·항공등화·FOD(활주로 이물질) 자동 탐지 기술 등 지식재산까지 수출할 수 있다.

 

# '인천공항경제권협의회' 출범
市·공항공사·경제청·LH 등 손잡고
1단계 영종도 중심 직접경제권 육성
2단계 인천전역 파급효과 확산 목표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지난 7월 인천공항경제권 발전을 위한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인천공항경제권협의회'를 출범했다. 인천공항경제권 조성을 통해 인천을 세계 항공 산업의 선두 도시로 키워나가자는 게 협의회 출범의 목표다.

우선 1단계로 인천공항과 영종도를 중심으로 한 직접 경제권을 육성한다. 2단계는 정부 부처, CIQ(세관·출입국·검역) 관련 기관과 함께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인천 전역을 공항경제권으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직접 경제권인 영종도에서는 항공 정비와 부품 산업, 항공운송 산업, 항공물류 산업, 공항 산업 등 직접 산업군을 육성한다. 공유경제형 항공 정비 시설·장비센터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LH와 함께 영종하늘도시 유보지를 공동 개발해 항공화물 창출과 처리를 위한 첨단 복합산업단지를 짓고, 국내 복귀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관광 산업, 마이스 산업, 복합리조트 등을 결합한다.

영종도의 공항경제권 기반이 자리를 잡으면 인천 전역으로 그 파급 효과를 확산하는 2단계 사업이 시작된다. 공항과 항공 산업의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산·학·연 연구단을 구성해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를 활용해 신생 기업을 육성하고 제조 창업을 활성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MRO(항공정비) 산업 교육 훈련 지원을 위한 '사다리형 통합교육체계'를 구축해 초급 인력과 고급 인력을 단계별로 양성하는 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 산하 공항산업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인천공항경제권 구축으로 57조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고, 취업 유발 효과는 28만명에 달한다. 인천시는 공항·항공 산업을 연계한 산업 구조의 고도화로 구도심 산업단지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경제권 구축을 위해 선행돼야 할 법·제도 개선 과제는 인천공항공사의 사업 범위 확대다. 현행법상 인천공항공사 주요 업무는 공항 건설·운영·유지·관리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과 국민의힘 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 의원 등 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은 인천공항공사의 사업 범위를 ▲항공기 정비업 ▲종사자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사업 ▲주변 지역 개발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심사 중인데, 정부는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경남 사천 등 MRO 산업을 육성 중인 다른 지자체도 인천공항공사의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 해외성공 사례 교훈은
美 '멤피스' 佛 '샤를드골' 등 주목
국가 '제도·재정지원' 뒷받침 비결
인천 '신 교통수단 PAV' 특화 노력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는 유럽과 미국 등 전통적인 공항 산업 발전 국가와 새롭게 성장하는 중국·중동의 공항경제권 구축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멤피스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는 국제 특송 회사인 페덱스를 중심으로 콜드체인, 화물 처리시설, 배후 물류단지를 갖춘 공항경제권이다. 에어로트로폴리스는 공항(Airport)과 메트로폴리스(대도시·Metropolis)의 결합 개념으로 공항 반경 30㎞ 이내에 산업·주거·상업단지가 개발됐다.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도시는 관광·업무·주거를 결합한 복합산업단지로 성장했으며, 중국 정저우 공항경제구역은 중국 최초의 국가 공항경제 실험 지역으로서 관련 산업의 집적화를 이뤄낸 사례다. UAE(아랍에미리트연합)는 MRO 클러스터와 물류, 관광, 주거단지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도시를 두바이에 조성 중이다.

2020112601001047200052852

인천시는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 공공기관과 공항 운영사뿐 아니라 민간 기업, 투자 자본, 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참여 거버넌스 구축으로 협력적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산업별 앵커 기업 유치가 활성화의 마중물이 된다고 판단하고, 국내외 유망 기업 유치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해외 성공 사례의 경우는 국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 참여는 사업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련 제도 개선과 사업 지원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는 해외 사례를 모델로 한국형 공항경제권 구축에 성공하면 해외로 시장을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직접 투자 개발과 지분 확보 등의 방식으로 해외 공항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해 국산 기술·인력·장비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국가 경제 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가 공항경제권 구축과 관련해 힘을 쏟는 분야는 PAV(Personal Air Vehicle) 산업이다. PAV는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이다. 도심의 교통 혼잡을 줄이고, 직선거리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이다. 이 역시 쇠퇴하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여객용 PAV는 2035년까지 최대 4만3천대가 유통될 전망이다. 잠재적 시장 규모는 1천800조원이다. 인천시는 2018년 PAV 산업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기업과 함께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옹진군 자월도 인근을 드론 특별자유화 지역으로 선정해달라고 정부 공모에 신청했다. 인천시는 영종도에 PAV복합중심센터 설립을 추진해 관련 기술을 선점하고, 인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PAV를 물류, 관광, 의료 분야에도 적용해 도서 지역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항경제권 조성사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코로나19다. 항공 산업 위축으로 사람의 이동이 상당 기간 제한될 예정이어서 코로나19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두고 계획을 촘촘히 짜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와 컨벤션 산업이 비대면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고, 관광 산업 또한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외국 공항과의 경쟁뿐 아니라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 추진 등 대내외적 변수도 많다. 이 때문에 인천만의 강점을 내세우지 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경제권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선 외국 경쟁 지역보다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 영종도 정주 여건 개선, 규제 철폐, 제도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

글/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김민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경인일보 채널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부산일보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