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41)]'여행 목적지' 도약 영종도

어제는 소박한 어촌, 오늘은 관문공항 품은 섬…내일은 한국의 라스베이거스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12-03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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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국제공항 큰 잠재력 '복합리조트' 각광
인천경제청, 싱가포르 '성공 사례' 모델
카지노외 '마이스·엔터' 긍정적 이미지

1여객터미널 5분거리 '파라다이스시티'
제프 쿤스 등 세계적 예술가 작품 전시
청룡영화상 시상식 개최 등 명소 부상

'인스파이어' '시저스'도 조성공사 진행
2~3곳 추가 유치 목표… 레저도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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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의 관문인 공항과 가깝다는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관광이다.

세 개의 빌딩 위에 큰 배를 얹어놓은 디자인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 '마리나 베이 샌즈'도 아시아 대표 허브 공항 중 하나인 '창이 공항' 인근에 있다.

우리나라 최대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도 동북아 최초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시작으로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시저스코리아 복합리조트' 등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영종 지역은 관문을 넘어 '여행의 목적지'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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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7일 오후 찾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자기부상철도를 타고 5분만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최초로 생긴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다. 복합리조트는 호텔과 카지노, 국제회의시설, 쇼핑시설 등 관광 관련 시설이 집약된 시설이다.

파라다이스 호텔 메인 로비에는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일본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거대한 노란 호박(Great Gigantic Pumkin)'이 전시돼 있었다.

다른 곳에는 앤디 워홀의 후예로 평가받는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게이징 볼' 시리즈 중 하나인 'Gazing Ball-Farnese Hercules'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제프 쿤스는 지난해 조형 작품 '토끼'가 미국 경매에서 1천85억원에 낙찰되는 등 최고의 작가로 꼽힌다. 파라다이스시티에는 이 외에도 3천여점에 달하는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파라다이스시티가 '아트테인먼트(아트+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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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쿤스 作 'Gazing Ball-Farnese Hercules'.

파라다이스시티는 전체 부지 면적이 약 33만㎡로, 축구장 46개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이중 약 절반의 부지에서 1단계 사업이 완료됐다. 711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과 58개 객실이 모두 스위트룸인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 472대의 게임시설이 마련된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이 있다.

이외에도 고품격 힐링 스파 '씨메르'와 최대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클럽 '크로마', 테마파크 '원더박스', 이벤트형 쇼핑 아케이드 '플라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휴식과 관광, 쇼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리조트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이런 장점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 최고 영화 축제인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

또 올해는 '호텔판 미슐랭 가이드'라고 불리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 신규 등재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개장 이후 2년간 250만명이 방문했다. 전체 방문객 중 절반 이상이 내국인일 정도로 국내 관광객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30대 사이에서는 '호캉스(호텔+바캉스)'의 성지로도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우리나라의 파라다이스그룹과 게임 '소닉'으로 유명한 일본의 세가사미홀딩스가 합작해 만든 (주)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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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作 'Great Gigantic Pumkin'.

인천공항 IBC-III 지역에서 또 다른 복합리조트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미국의 카지노 리조트 운영 기업인 '모히건 게이밍 앤 엔터테인먼트(MGE·Mohegan Gaming & Entertainment)가 100% 출자한 국내 특수법인 (주)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이하 (주)인스파이어)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MGE는 북미 지역 복합리조트 개발·운영사로 코네티컷주, 워싱턴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에서 9개의 복합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영종도는 MGE가 북미 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지이기도 하다. MGE의 마리오 콘토메르코스 CEO도 사업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주)인스파이어는 2031년까지 모두 4단계에 걸쳐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체 부지만 약 437만㎡로, 600개 이상의 축구장을 지을 수 있는 규모다.

현재 4단계 사업 중 일부인 1-A 단계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1조5천억원이 투입돼 1천256실 규모의 5성급 호텔과 1만5천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아레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센터 등이 2022년 하반기 들어설 예정이다.

(주)인스파이어는 이어 1-B 단계 사업으로 미국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함께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파라마운트의 인기작인 '미션 임파서블'과 '트랜스포머', '스타트랙' 등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시설이 영종도에 들어서는 것이다.

영종도 미단시티에 건립 중인 '시저스코리아' 복합리조트도 관심이다.

이 사업은 약 8천억원을 투입해 3만8천㎡ 부지에 720실 이상 규모의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공연장, 대규모 회의시설 등을 짓는 것이 뼈대다. 사업은 미국의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부동산 개발 업체 '푸리그룹'이 각각 50% 지분으로 만든 합작법인 RFCZ코리아(주)가 맡는다.

특히 세계 최대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의 참여로 관심이 크다. 이 기업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손꼽히는 복합리조트 '시저스팰리스 호텔' 등 6개 국가에서 50개 이상의 카지노 호텔, 복합리조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돈을 영종도 관광 산업에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단연 인천국제공항이다. 우리나라 최대 관문인 인천공항을 바탕으로 하는 관광 산업의 잠재력에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연간 7천만명(지난해 기준)이 넘는다. 세 복합리조트 중 인천공항과의 거리가 가장 먼 시저스코리아 복합리조트도 인천공항에서 차를 타고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모두 공항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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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파라다이스시티의 이벤트형 쇼핑 아케이드인 '플라자'에서는 버스킹 공연 등도 관람할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영종도에 인천공항이 있다는 점이 사업 시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며 "영종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곳,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단순히 거쳐 가는 곳이 아닌 '여행의 목적지'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영종도를 '여행의 목적지'로 만드는 건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공통 목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인천국제공항이 관문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영종도를 보고 우리나라를 찾아오게 하는 '목적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현재 3곳 외에도 2~3곳의 복합리조트를 추가로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복합리조트 집적화로 영종도를 싱가포르나 마카오와 같은 관광 레저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2025년 인천 송도역에서 출발하는 인천발 KTX가 개통하면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이내에 인천에 접근할 수 있고, 여기에 인천시가 추진 중인 제2공항철도 사업까지 현실화하면 영종도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의 발길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도의 모델로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를 보고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 등 두 곳의 복합리조트가 있는 싱가포르는 또 다른 카지노 도시인 마카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카지노 사업이 주된 수익 창출 구조임에도 마이스(MICE)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종도 관광 활성화는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하면서 약 3천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인천경제청은 3곳의 복합 리조트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모두 2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카지노 산업을 준비하는 등 동북아 지역이 향후 복합리조트 산업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영종도 성공을 위해선 복합리조트 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타 지역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진영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는 "마카오는 각 복합리조트가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셔틀버스를 운행해 여러 시설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영종도는 이런 연계성에 있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영종도 관광 산업을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강화나 송도 등 다른 지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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