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은 사기란 역사서에서 천도의 시비를 거론했다. 천자문에도 화는 악이 쌓여 그리된 것이고 복은 선한 일을 한 경사라고 하듯이 인간의 도덕과 현실적 화복은 도덕적 선악에 인연한다고 보는 견해는 오래된 생각인 듯하다. 사마천은 백이숙제, 공자와 안연이 겪은 현실적으로 불우한 삶을 열거하면서 한탄을 한다. 우리가 성현이라고 칭송하는 이들이지만 왜 하나같이 현실적으로 불우했느냐는 것이다. 반면 매일 남의 생명과 물건을 빼앗고 다녔던 도척이란 자는 목숨도 길고 호의호식했다는 점을 들어 과연 착하면 복을 받고 악하면 화를 받는다는 말이 맞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므로 천도는 친한 이가 없고 오직 착한 사람과 함께한다는 말에 회의를 제기하며 과연 천도는 옳은가 그른가라고 질문한다. 사마천이 말하는 화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빈부 귀천 수요의 문제이다. 공자는 이런 한탄을 한 적이 있다. 부귀를 원해서 될 것 같으면 내 마부 일이라도 하겠다! 나한테 의롭지 못한 부귀는 허망한 뜬구름과 같다!
이 말을 통해서 공자의 부귀에 대한 천명의식과 도덕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천명이 없이 이룰 수 없고 천명에 의해 이룰 수 있더라도 도덕의식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공자의 부귀에 대한 기본관점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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