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43)]운항 승무원

즐거운 여행의 설렘뒤, 무거운 비행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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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과 공항은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다. 인천공항에 있는 항공기./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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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실'. 공항과 항공기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공항이 아무리 편리하고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용하는 항공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항공기도 마찬가지다. 공항이 있어야 안전하게 뜨고 내릴 수 있다. 여객이 타고 내리거나 화물을 하역하는 등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공항이 필요하다.

 

#성장 거듭한 인천공항

2001년 3월29일 오전 4시30분 첫 착륙
첫해 8만6839편·작년 40만4104편 운항
개항후 '15만 시간 무중단' 기록도 세워




2001년 3월29일 오전 4시30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3423편 항공기가 245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국제공항 제2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했다. 필리핀 마닐라행 대한항공 KE621편은 이날 오전 8시30분 인천공항에서 이륙했다.

인천공항의 첫 도착·출발 여객기다. 이들 여객기는 인천공항의 성공적 개항을 알렸다.
 

경인일보는 2001년 3월30일자 신문에 첫 출발 여객기 고종만 기장 인터뷰를 실었다. 고종만 기장은 "회사에서 첫 비행 통보를 받았을 때 무척 흥분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받다 보니 기쁨보단 책임감이 앞섰다"고 했다. 

 

승무원(乘務員)은 항공기를 움직이는 이들이다. 기장과 부기장 등 운항 승무원은 항공기를 조종해 승객이 안전하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승객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비행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객실 승무원이 맡는다. 특히 승무원은 단정한 복장의 유니폼을 입고 있어 공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승무원은 '공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군 중 하나다.
 

인천공항은 2001년 3월 첫 비행을 시작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개항 첫해 8만6천839편의 항공기가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운항 편수는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40만4천104편이 운항했다. 개항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총 451만3천902편이 인천공항에서 뜨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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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조종석과 똑같이 재현한 시뮬레이터. 대한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운영하고 있다. 운항 승무원들은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이륙과 착륙, 각종 비상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한다. 2020.12.16 /대한항공 제공

인천공항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를 운항한 항공사는 국내 1위 항공사이기도 한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2010~2019년 인천공항에서 총 88만4천305편의 항공기를 운항했다. 이 기간 전체 운항 305만6천734편의 29%에 해당한다.

운항 승무원은 수백명의 안전을 책임진다. 인천공항은 개항 이후 15만 시간 무중단 기록을 세웠다. 이는 인천공항 항행안전시스템과 정비 부문, 조종사가 이뤄낸 쾌거다.

특히 항공기 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무엇보다 크다. 항공기를 조종하는 운항 승무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때문에 운항 승무원들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고 강조한다.

대한항공 훈련교관팀 천범진 기장은 "조종사는 수백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비행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하늘의 환경은 지상과 완전히 다르다. 혹시라도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중기획 / 공항이야기 - 사진
객실 승무원과 운항 승무원이 비행 전 유의 사항 등을 공유하는 통합브리핑. 2020.12.16 /대한항공 제공

#조종석에 앉기전 하는 일

출발 2시간전 당일의 비행 브리핑 준비
항로·기상 등 유의사항 확인·계획 수립
기장, 외부 점검… 부기장, 데이터 입력


운항 승무원 역할은 단순히 항공기를 조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운항 승무원은 항공기 출발 2시간 전에 출근해 당일 비행과 관련한 브리핑을 준비한다. 브리핑에서는 항로, 기상, 조종사들이 알아야 할 각 공항의 유의 사항 등을 확인하고 비행 계획 등을 수립한다.

30분간의 브리핑을 마치면 출발 1시간20분 전에 항공기로 이동한다. 이때 기장 주관으로 부기장과 객실 승무원이 모두 참여하는 합동브리핑을 진행한다.

이후 기장은 항공기 외부 상태를 점검하고, 부기장은 비행에 필요한 데이터 등을 항공기에 입력한다. 출발 30분 전부터 승객이 탑승하고, 기장과 부기장은 이륙할 때 예상되는 비상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한다.

천 기장은 "승객이 탑승하고 모든 준비가 완료돼야 항공기는 출발할 수 있다"면서 "지상에서 이륙 활주로까지 이동 중에도 기장과 부기장은 관제탑의 지시를 받으며 경로를 상호 철저히 확인한다"고 말했다.

운항 승무원이 가장 집중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물론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그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때를 제외하면 착륙할 때 가장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항공기 무게는 200t이 넘으며, 착륙할 때 속도는 시속 200~250㎞에 달한다. 항공기의 바퀴를 지상에 붙이는 순간은 사고 위험이 가장 커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착륙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기를 정해진 접근 각도에 따라 정해진 속도로 안정되게 조종하는 것이다. 기상 상황, 현재 고도, 활주로까지의 거리 등 다양한 요소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순간적인 상황 대처 능력이 요구된다.

천 기장은 "착륙시 지상으로부터 약 150m까지는 대체로 비행계기를 참조해 접근한다. 약 100m부터는 비행계기와 활주로를 번갈아 확인하면서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며 "눈으로 활주로, 비행계기의 접근각, 강하율(단위 시간당 고도가 낮아지는 비율), 속도 등을 확인하면서 항공기를 조작한다. 이런 기술은 반복적인 훈련과 실전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조종석에는 수백개의 버튼과 계기판이 조합돼 있다. 일상적 비행에선 이 모든 버튼을 사용하지 않는다.

고도와 속도, 강하율 등을 설정하는 버튼이 자동비행장치에 포함돼 있어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관제탑과 통신을 할 때 사용하는 버튼도 자주 사용한다. 항공기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비정상 상황에서 사용하는 버튼은 사용 빈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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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항공기 기장과 정비사가 항공기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12.16 /대한항공 제공

#항공기를 움직이는 이들

기장·부기장, 연간 1천시간 이내 비행
12시간30분 초과땐 4명이 운항 책임져
순간 대처 중요… 착륙시 집중력 요구


운항 승무원이 연간 비행하는 시간은 1천시간 이내다. 너무 많은 비행은 안전 운항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비행도 운항 시간에 따라 배치되는 운항 승무원 수가 다르다.

운항 시간이 8시간 이내이면 기장 1명과 부기장 1명이 배치되고, 12시간30분을 초과하는 장거리 비행에는 기장 2명과 부기장 2명이 탑승한다. 3명 이상의 조종사가 탑승하는 비행에서는 순환 형식으로 휴식을 취한다. 안전을 위해서다.

올해 1~11월 인천공항 항공기(여객기·화물기) 운항 편수는 13만9천517편으로, 코로나19 영향 탓에 전년 동기대비 약 70% 줄었다. 여객기 운항 감소 폭은 이보다 더 크다.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화물기 운항이 활발한 덕에 감소율이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여객기와 화물기를 비교할 때 운항 승무원의 역할은 차이가 크지 않다.

여객기는 기내 보안 점검, 장거리 비행시 식사 준비 등과 관련해 객실 승무원의 도움을 받는다. 화물기 조종사는 화물 탑재가 안전하게 이뤄졌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국내에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9개 항공사가 있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항공사는 80여개에 이른다. 전 세계 조종사가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천공항에서는 연간 40만회 이상의 비행이 이뤄진다.

국내외 많은 항공사가 인천공항을 이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행안전시스템 개발·운영, 활주로 정비, 여객 편의시설 확충 등의 역할을 하며 직간접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돕고 있다. '바늘과 실' 모두가 제 역할을 해야 좋은 바느질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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