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거리두기 2.5단계 속 경기도 내 유명 카페거리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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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카페거리. 2020.12.22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브런치는 오후에도 계속합니다."

22일 오후 찾은 용인시 보정동 카페거리. 거리엔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전구들로 가득했고, 열린 가게에선 캐롤이 울려퍼졌다.

밝게 빛나는 불빛과 상반되게 거리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집 건너 한집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그나마 열린 가게에도 손님은 없어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열린 카페들은 저마다 '브런치'를 판매하고 있음을 알렸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으니 들어와서 식사해도 된다는 안내문을 걸어 붙인 카페도 있었고, 소형 피자와 크로크무슈를 5천원에 새로이 판매하기로 했다며 입간판을 세워 손님 끌기에 나선 카페도 눈에 띄었다. 이 카페 주인 A(44·여)씨는 "카페거리 대부분 가게가 일주일에 하루 쉬었는데, 화요일까지 쉬는 가게가 늘었다"며 ""어떻게든 문은 열어둬야 할 것 같아 매장 안에서 드실 수 있게 저렴한 가격의 먹거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원 화성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행궁동 카페거리도 스산한 건 마찬가지. 이곳도 절반 가량은 휴업상태다. 입소문과 SNS를 타고 골목마다 카페가 들어선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이미 공실이 된 곳도 있다. 그나마 먹거리를 소규모 가게는 버틸 만 하다. 그러나 커피를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들은 한계에 이르렀다. 그나마 3차 유행 전에 있었던 '야행' 행사 덕분에 간신히 버티는 수준이다. 카페 사장 B(42)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이 반의 반까지 떨어진 것 같다"며 "관광하러 온 시민들에게 맛있는 커피와 풍경을 제공하는 곳인데, 코로나19로 사람 발길이 끊겼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실제 카페거리 내 카페 폐업률도 늘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에 따르면 도 내 유명 카페거리 내 카페(커피전문점·카페·다방) 폐업이 최근 증가했다. 용인 보정동 카페거리에선 지난해 12월 138곳이던 카페가 올해 11월 99곳으로 20.16% 줄었다. 성남 정자동 카페거리 내 카페도 지난해 12월 112곳에서 올해 11월 87곳으로 22.32% 감소했고, 수원 행궁동 카페거리는 61곳에서 49곳으로 14.04%, 남양주 별내동 카페거리는 39곳에서 35곳으로 12.5% 줄었다.

특이한 점은 경기도 전체로 보면 카페 숫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2만632곳이던 카페는 올해 11월 2만5천781곳으로 27.5% 늘었다. 이는 올 6월 2만221곳으로 소폭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카페거리' 내 카페는 줄었지만, 전체 카페는 늘어난 것. 이는 다른 가게 폐업이 늘면서 창업수요가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로 흡수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23일 0시부터 수도권에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카페 등엔 직접 강제되는 건 없지만, 5명 이상 일행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엎친데 덮친격'이란 반응이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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