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44)]객실 승무원

도움은 친절하게…안전은 엄격하게…미소에 가득 담긴 신뢰

정운 기자

발행일 2020-12-24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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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안전·보안점검·편의 '올 라운드'
중대형기 15명 정도 탑승 '교대 휴식'
전세계 '기내 난동' 연간 1만건 넘어
국내 제압용 포승줄·수갑 사용 가능

업무 '성별차이 없이' 직급·경력따라
과거 '스튜어디스' '스튜어드'로 구분
최근엔 '캐빈 크루' 등 性중립적 표현
인하공전·인천재능대 등 10여곳 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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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경찰, 보안관, 안전관리자….

하늘에서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은 바로 '객실 승무원'이다. 객실 승무원이 하는 일은 다양할 뿐 아니라 매우 중요하다. 항상 환한 미소로 승객을 맞이하는 객실 승무원은 그야말로 항공기의 얼굴이자 '올 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할만하다.

승객들이 객실 승무원을 처음 만나는 건 항공기에 탑승하면서부터다. 승객이 좌석 번호가 적힌 탑승권을 객실 승무원에게 보여주면 좌석이 있는 방향을 안내한다. 비행시간 내내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도와주는 객실 승무원의 일정은 이륙 이전부터 시작된다.

객실 승무원은 승객들이 항공기에 타기 전에 운항 승무원과 함께 하는 합동브리핑 등에 참여한다. 기내 안전·보안 점검도 객실 승무원의 몫이다. 접이식 휠체어, 상비약 등의 물품이 기내에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는 일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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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이 탑승하면 각각의 승객이 제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승객의 짐을 짐칸으로 올리는 일도 돕는다. 항공기 특성상 바닥에 짐을 놔두면 안 되기 때문에 큰 짐 대부분은 짐칸에 실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착륙할 때는 좌석이 젖혀져 있지 않도록 안내하고, 창문 덮개가 내려가 있지 않도록 한다. 이는 기내 안전을 위한 업무다.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륙한 뒤에도 승무원은 좀처럼 쉴 수 없다. 승객에게 기내식 등 식음료를 전달하고, 이를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기내 안전을 위한 업무는 상시 이뤄지는 일이다.

공항이야기- 승무원
제주항공 객실 승무원이 기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향하던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60대 남성이 승무원을 위협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 남성은 조종실 진입을 시도했다가 승무원에게 제압됐다. 이 같은 기내 소란은 종종 발생한다. 이때마다 승무원들은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비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

2016년 12월 한국인 A씨는 베트남 하노이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항공기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은 다른 승객을 폭행하는 소란을 피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항공기에 타고 있던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가 해당 영상과 글을 SNS에 올리며 전 세계에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것도 객실 승무원의 일이다.

전 세계에서 연간 1만건이 넘는 기내 난동 사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내 난동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고, 객실 승무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17년 기내 난동 사건이 끊이지 않자 승무원들이 포승줄과 수갑을 사용해 기내 소란을 제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공항이야기 -승무원
지난해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아 역대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승무원들. /대한항공 제공

객실 승무원은 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체력이 중요하다. 객실 승무원에 지원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은 교정시력 1.0 이상이다.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키와 신체 능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승객들의 짐을 짐칸으로 올려야 하는데 키가 150㎝ 안팎이라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항공기가 대형화되고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신장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효율적이다.

객실 승무원이라고 하면 남성보다는 여성을 먼저 연상하는 이가 많다. 여성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세계 최초 객실 승무원은 남자였다.

독일인 하인리히 쿠비스는 최초의 객실 승무원으로 기록돼 있다. 호텔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쿠비스는 1912년부터 비행선내 객실에서 음식 서빙을 했다. 이때 쿠비스의 역할은 지금의 객실 승무원과 조금 차이가 있다.

객실 승무원은 음식 서빙뿐 아니라 기내 안전·보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쿠비스는 '서비스' 역할을 전담했다. 1937년 쿠비스가 탄 비행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

쿠비스는 모든 승객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고 본인도 마지막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 측면에서 승무원의 역할이 강화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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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남성 승무원과 여성 승무원의 차이는 있을까. 대한항공 오아라 승무원은 "비행 중 업무가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며 "직급과 근무 연한, 업무 경력을 고려해 기내 담당 업무가 다르게 배정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무원 수는 항공기 구조, 승객 좌석 배치 등에 따라 다르다. 중대형 항공기를 기준으로 평균 15명 정도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이들은 비행시간 등에 맞춰 담당 업무를 분담한다.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대하면서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한다.

오아라 승무원은 "휴식 공간은 승객 좌석과 분리돼 있다. 기종마다 다르지만 장거리 비행시 'BUNK'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며 "휴식을 위한 침대가 장착돼 있으며 커튼으로 막혀 있어 개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 외 경우에는 비행기 가장 뒤쪽에 사전 지정된 좌석에 앉아 쉰다"고 설명했다.

공항이야기 -승무원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과거·현재 유니폼을 입고 승객들에게 음료를 나눠 주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기내식'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제주도 등을 상공에서 둘러보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회귀선'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때도 기내식이 제공됐다.

기내식은 허기를 달래주는 역할도 하지만, 여행의 설렘을 증폭시키는 데에도 한몫한다.

장거리 비행에서는 기내식이 2회 제공되며, 별도로 컵라면 등과 같은 간식을 주문할 수 있다. 기내식은 탑승객 예약 현황, 노선별 식음료 제공 기준 등을 고려해 적정량을 탑재한다.

승무원을 부르는 표현도 시대에 따라서 변했다. 과거에는 남성 승무원을 'Steward'(스튜어드), 여성 승무원은 'Stewardess'(스튜어디스)로 불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성차별을 지양하기 위해 남녀 구분하지 않고 중립적 표현인 'Flight Attendant'(플라이트 어텐던트)를 사용한다. 객실 승무원 전체를 'Cabin Crew'(캐빈 크루)로 지칭하기도 한다. 'Cabin Attendant'(캐빈 어텐던트)라는 말도 있는데 일본식 표현이라고 한다.

객실 승무원과 조종사·항공기관사 등 운항 승무원 전체를 합친 비행 승무원은 'Aircrew'(에어크루) 또는 'Flight Crew'(플라이트 크루)라고 부른다.

공항이야기 -사진
대한항공 승무원이 비상 상황 대응 훈련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객실 승무원은 비상 탈출 훈련뿐 아니라 다양한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오랜 시간 비행해야 하고, 시차를 견뎌야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선호도가 높은 직군이다. 승무원을 양성하는 학과를 가지고 있는 대학은 10곳이 넘는다. 인천에서는 인하공업전문대학, 인천재능대학교 등이 승무원을 양성하고 있다.

오아라 승무원은 "항공기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덕분에 무사히 잘 왔다'란 인사말을 건넨다"며 "이럴 때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커다란 자긍심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승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항공기를 탈 수 있도록 돕는 객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분명 매력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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