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45·끝)]여객

스치는 인연마저 설레던 공항에서 다시 만나리…

정운 기자

발행일 2020-12-31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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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7천만명이 넘었다.

입국과 출국 등을 모두 따로 더한 숫자이고, 한 사람이 해외여행을 두 차례 이상 간 것을 모두 센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사람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인천공항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공항은 이용객들의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공항을 찾는 이들은 저마다의 목적이 있다. 생애 처음 해외여행의 설렘, 2년의 유학에서 돌아오는 자녀를 마중하는 부모의 반가움, 결혼이라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타국을 찾는 기업인의 다짐 등 공항이용객 모두 자신만의 감정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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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에서 돌아오시는 아버지를 마중 나가 품에 안겼던 어린 시절부터, 떨렸던 첫 해외여행, 이른 비행시간을 맞추기 위해 마셨던 새벽공기까지. 인천공항은 추억과 설렘으로 가득한 곳"이라는 한 여객의 말은 공항이 여러 감정이 교차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려준다.

공항을 찾는 여객은 공항의 주인공이다. 공항(空港)의 사전적 정의는 '승객이나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 비행기가 이륙·착륙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춘 곳'이다. 공항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사전에서 승객은 단순히 '옮겨지는' 객체로 표현되지만, 사람은 공항을 이용하는 주인공이자 공항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객에게 공항은 단순히 거치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항이야기- 여객
인천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여객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인천공항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설렘의 장소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지루함이 각인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인 이들의 시간과 생각이 모여 인천공항을 만들어간다. 인천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사람은 공항의 주인공… 저마다 추억 간직
작가 알랭 드 보통 '뭉그적거리고 싶은 곳'
여정이 시작되는 일상과 다른 특별한 매력
편의시설·미술작품 등 '즐거운 기다림'도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책 '공항에서 일주일을'에서 "보통 좋은 여행이라고 하면 그 핵심에는 시간이 정확하게 맞아 들어간다는 점이 자리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내 비행기가 늦어지기를 갈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야 어쩔 수 없는 척하며 조금이라도 더 공항에서 뭉그적거릴 수 있으니까"라고 썼다.

'뭉그적거리는'여객을 위해 공항을 세심하게 배려한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은 여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다.

곳곳에 벤치가 있고, 벤치 앞에는 TV가 설치돼 있다. 기다리는 여객이 조금이나마 지루함을 달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벤치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충전시설까지 갖췄다. 현대인에게 방전된 휴대전화만큼 절망적인 상황도 많지 않다.

공항 입구부터 터미널 내부 여러 곳에 설치된 미술작품은 여객의 눈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공항이야기- 여객
인천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여객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인천공항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설렘의 장소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지루함이 각인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인 이들의 시간과 생각이 모여 인천공항을 만들어간다. 인천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정보 제공도 촘촘하다. 항공기의 출발과 도착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이 여러 곳에 설치돼 있다.

처음 공항을 이용하거나,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지 않은 여객을 위해 다양한 안내서비스도 제공된다. 안내로봇 '에어스타'는 인천공항의 마스코트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알랭드보통은 "우아함과 논리가 지배하는 훌륭하고 흥미로운 피난처"라고 했다.

공항에서 느끼는 감정이 모두 긍정적이진 않다. 알랭드보통처럼 '의도치 않은 기다림'을 즐기지 않는 이들도 많다. 보안을 이유로 한 검색과 감시가 보편화 돼 있는 곳이 공항이다. 내 짐은 폭발물일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 한다. 몸이 불편하더라도 출국을 위해서, 입국을 위해서는 이동해야 한다.

공항이야기- 여객
인천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여객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인천공항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설렘의 장소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지루함이 각인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인 이들의 시간과 생각이 모여 인천공항을 만들어간다. 인천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미국의 문화비평가 크리스토퍼 샤버그는 책 '인문학, 공항을 읽다'에서 "그곳(공항)에서 신체는 보고, 보이고, 조사하고, 만져지는 과도한 규정의 맹공을 견뎌야 한다. '터미널(영화)'에서 보듯 공항은 검색의 심연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 신체를 움직이게 하고, 살피고, 걸러내는 재귀적이고 생산적인 투시적 관핵의 건축학적 매트릭스다"고 썼다.

공항은 태생적으로 여객을 움직이게 한다. 어떻게 하면 그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지 공항 운영기관은 고민한다. 여객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기다림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동시에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다. 출입국 심사가 이뤄지고, 위험물 소지 여부 등을 검사 대상이다. 테러 위험이 커지면서 이러한 검색은 더욱 철저해졌다. 각종 검색과 심사가 끝난 뒤에 항공기에 탑승하기 까지 이동 거리도 중요하다.

공항이야기- 여객
인천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여객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인천공항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설렘의 장소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지루함이 각인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인 이들의 시간과 생각이 모여 인천공항을 만들어간다. 인천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면세점에 어떤 물품이 구비돼 있는 지도 여행의 즐거움을 키울 수 있는 요소다. 기다림의 시간을 줄이고, 이동을 효율적으로 하면서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례 없는 기록이다. 서비스 평가는 여객의 관점에서 주어진다. 인천공항은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공항'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12년 연속 수상을 달성한 인천공항공사는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수상은 공항의 안전을 토대로 여객들이 느끼는 만족감이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객을 위한' 여러 노력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도입해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고 있다.

공항이야기- 여객
인천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여객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인천공항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설렘의 장소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지루함이 각인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인 이들의 시간과 생각이 모여 인천공항을 만들어간다. 인천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019년 7천만명 인천공항 이용… 올 1100만
코로나 팬데믹에 위축… 그럼에도 밝은 미래
2024년 개장 '2터미널 확장' 여객 1억명 규모
12년간 서비스평가 1위 바탕 첨단기술 '날개'
 

 

인천공항은 2018년 1월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했다. 2019년에 7천만명의 여객이 이용할 수 있었던 데에는 2터미널 개장의 공이 크다. 올해 인천공항은 이용객은 1천10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영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2024년에 개장을 위해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억명의 여객이 이용할 수 있는 초대형 공항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오고 갈수록 공항이 중요성은 커진다.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여행의 설렘을 깨지 않게 해야 하고, 오랜 비행의 피곤함을 풀어줘야 한다. 안전해야 하지만 '안전하다'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공항이야기- 여객
인천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여객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인천공항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설렘의 장소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지루함이 각인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인 이들의 시간과 생각이 모여 인천공항을 만들어간다. 인천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SNS에 쓴 글은 인천공항의 주인공을 잘 말해준다. "당신이 있어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인천공항이 풍경! 여행, 출장을 이유로 오랜만에 공항을 찾아주신 여객은 물론 매일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상주직원까지. 공항을 완성하는 건 언제나 사람입니다."

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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