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앞에서 만난 김기강 사회복지사.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대면 접촉 어려운 사회복지사
경기 못치르는 운동부 지도자
방역복 무장 공항버스 승무원
그래도 내일 기대 맡은일 최선
10년 차 사회복지사 김기강(33)씨에게 코로나19는 '단절'이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다.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일한 그는 사례자를 만나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사회보장 자원을 연계하며, 지역주민이 주변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시행한 '생활 속 거리두기'는 대민 접촉을 더욱 어렵게 했다.
김씨는 "협의체 위원들과의 만남, 사회복지 대상자와의 만남 자체가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며 "사람을 모으고 잇는 공동체의 사회보장망이 헐거워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한해"라고 말했다.
4일 성남 분당경영고에서 만난 박수호 코치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선수들 진로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원근 기자 lwg33@kyeongin.com |
코로나19는 다른 영역의 삶도 뒤틀리게 했다.
여고부 농구 지도자 박수호(53) 코치는 미증유의 사태 속에 입시를 앞둔 제자 선수들의 진학 지도와 훈련을 이끌다 난관에 봉착했다. 시합은 지난해 11월 있었던 주말 리그뿐이었다. 그마저도 예선전만 치러졌다. 박 코치는 "봄부터 각종 대회가 연기되면서 선수들의 몸 관리나 동기 부여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대중교통 승무원의 삶은 고달팠다. 김포·인천국제 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 승무원들은 순환 휴직으로 함께 코로나19에 잠식된 시간을 견뎌냈다.
경기공항리무진버스 승무원 이강윤(41)씨는 줄어든 임금 탓에 집을 팔았다. 해외입국자 인천공항특별수송을 하던 지난해 4월과 8월엔 방역복으로 온몸을 가리고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경기공항 리무진버스 승무원 이강윤(41)씨는 지난해 4월과 8월 해외입국자 인천공항특별수송을 맡았다. 그는 바람 하나 통하지 않는 방역복을 입고 하루 4번 공항을 오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방역복을 입고 공항버스 운전대를 잡은 이강윤씨 모습.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
그래도 이들은 희망을 품는다. 고교 여자농구 코치 박씨는 제자들이 마음껏 코트를 누빌 내일을 기대한다. 공항버스 기사 이씨는 감염병이 잡힌 세상에서 동료들과 함께 만차 운행을 꿈꾸고 있다.
사회복지사 김씨는 미증유의 사태 속에 지역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해답을 '언택트'에서 찾았다. 김씨는 "코로나19가 비대면 화상회의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사회복지 서비스로의 발전을 유도하고 있다"며 "디지털 방식의 사회복지 활성화로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의 자치적 복지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성배·신현정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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