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아동학대치사죄 선고형량 논란

현행법상 무기징역 규정했지만…大法 양형기준이 엄벌 막아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21-01-19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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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DB

인죄와 비슷하게 '무거운 형량'

4~7년刑 권고… 최대 15년刑까지
기준 벗어나면 판결문에 밝혀야
항소통해 상급심 감형될 가능성도

중대범죄 처벌 강화 목소리 커져


학대치사 등 중대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강화를 위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관련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인이 사건'에서 양엄마에게 적용한 혐의를 기존 아동학대치사죄에서 살인죄로 변경하라는 국민적 여론이 컸던 이유는 형량이다.

아동학대처벌법상 학대치사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로 규정했다. 형법상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률상으로는 학대치사죄와 살인죄 모두 비슷하게 무거운 형량으로 엄벌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대다수 재판부는 선고 형량을 정할 때 대법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기준 범위를 따르기 때문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학대치사죄를 선고할 때 기본적으로 '징역 4~7년'으로 형량을 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복적인 범행, 학대의 정도가 심각한 경우, 학대 신고 의무자인 경우, 범행동기가 나쁜 경우 등 가중요소가 있을 때는 '징역 6~10년'으로 선고 형량 범위를 높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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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강화를 위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관련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법원 깃발. /연합뉴스

학대치사 범죄에서 형을 줄일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가중요소가 2개 이상일 때는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 게 양형기준이다. 살인죄의 양형기준 범위는 학대치사죄보다 훨씬 높다.

최근 인천지법은 동거남의 3살 딸을 때려 두개골 골절로 숨지게 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5·여)에게 징역 10년을 선고(1월18일자 6면 보도=[보호받지 못한 아이…용서 받을수 없는 어른]세살배기 죽음 '동거남 10년형')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해 "둔기로 어린 피해자를 때리는 등 범행 방법이 잔인하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는데, 선고 형량은 절반인 것이다. 인천지법 재판부는 A씨의 선고 형량을 결정할 때 특별가중요소로 '상당히 중한 정도의 폭행'이라고 판단해 대법원 양형위원회 권고기준 범위인 '징역 6~10년'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3살 딸을 지인들과 2주일 넘게 때려 숨지게 해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된 B(25·여)씨는 지난해 5월 인천지법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B씨의 범죄행위에 대해 '별다른 이유 없는 무차별 범행'과 '상당히 중한 정도의 폭행'을 특별가중요소로 판단해 양형위원회 권고 최대치인 징역 15년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법률상 무기징역까지로 규정된 아동학대치사죄에 대해 선고될 수 있는 사실상의 최대 형량이다.

재판부가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형량을 선고할 경우에는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밝혀야 한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양형기준을 위반하는 판결을 할 판사는 거의 없다. 양형기준을 넘어서는 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항소를 통해 상급심에서 감형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대법 양형위원회가 아동학대치사죄의 양형기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n번방 사건' 이후 대법 양형위원회는 올해 1월1일부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상습적으로 제작하는 범죄에 대해 양형기준을 기존 최대 징역 10년 6개월에서 최대 징역 29년 3개월로 상향 조정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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