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구마교회 아동 성착취 의혹 후폭풍…2차 피해 심각

저소득층 '선의의 공부방' 죄다 문 닫을 판
목사가 회원 모집 수단으로 악용
구마교회서 '대다수 운영설'까지
의심 눈초리에 갈 곳 없는 아동

윤화섭 시장 "실태조사 요청"


아동 성착취 혐의 의혹을 받고 있는 안산 구마교회 A목사가 아이들 등 회원을 모집하는 수단으로 공부방을 악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후폭풍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선의의 공부방이 피해를 보고 있다.



사실상 무료로 운영하는 봉사인데 주변의 의심 가득 찬 눈초리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2차 피해로 공부하던 아이들까지 거리에 내몰려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안산 단원구의 저소득층 가정인 김모(14)군은 그동안 한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공부방을 1년 넘게 다녔지만 며칠 전 문을 닫아 집에만 머물고 있다. 가정형편상 학원은 다닐 수 없고 학교마저 방학인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외출도 어려워 집에서 TV만 보는 실정이다. 친구들이랑 대화를 해본 것도 가물하다.

A군은 "올해 원격수업으로 학교를 거의 가지 못했고 요즘은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친구조차 없다"며 "그래도 공부방에서 친구들이랑 공부하며 놀아 친하게 지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또 다른 저소득층 가정의 부모 최모(40)씨도 중학교를 졸업한 딸이 공부방마저 가지 못하게 되자 미안한 마음이 더 커져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학원을 보내지 못했지만 그나마 소수 인원의 무료 공부방에서 공부하며 성적도 곧잘 나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구마교회 사태로 좋은 마음으로 지역의 어려운 집을 돕던 공부방이 죄다 문을 닫게 생겼다"며 "이제 딸이 고등학교에 가는데 경쟁할 수 있는 기회조차 만들어 주지 못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자책했다.

이처럼 최근 안산은 구마교회로 공부방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공부방 중 대다수가 구마교회에서 만들어 운영 중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이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공부방을 열었던 이들까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고 아이들은 공부할 곳을 잃고 있다. 전수조사 등을 통해 구마교회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을 하루빨리 걸러내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화섭 시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학원, 개인과외교습소(공부방)에 대한 실태조사를 안산교육지원청에 요청했다"며 "불법·부당하게 운영되는 학원·개인과외교습소에 대한 지도·점검을 철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는 개인과외교습자 신고절차 및 미신고 사교육시설과 관련한 제도개선을 교육부에도 건의할 방침이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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