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친환경 자원순환 청사' 선언한 인천시 정책 살펴보기

잠깐…'일회용품 방문객'은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1-02-19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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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이달부터 자원 낭비·음식물 쓰레기 등 없는 '3無 운영' 시작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함께 '환경특별시' 만들기 전직원 온힘
배달음식 자영업자 어려움 겪자 애로 수렴… 지원방안 검토
내달부터 63개 공공기관 참여… 내년 민간영역으로 확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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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부터 인천시 청사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점심 식사 후 흔히 마시던 테이크아웃 커피를 청사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청사 내에서는 종이컵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인천시가 '친환경 자원순환 청사 만들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 인천시의 강력한 '친환경' 정책

인천시는 2월1일 '친환경 자원순환 청사'라는 문구의 현판을 걸고 '친환경 3무(無)' 청사 운영을 시작했다. 일회용품 사용과 자원 낭비, 음식물 쓰레기 등 세 가지가 없는 청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회용 컵에 담긴 테이크아웃 커피는 청사 내 반입이 금지됐고, 청사 1층에 있는 카페에서도 일회용 컵 대신 머그잔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고 있다. 배달 음식 역시 다회용기를 사용한 경우만 반입이 허용되고, 청사 안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도 일회용 컵·접시·비닐봉지 등의 사용이 중단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시는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사무실 내 개인 쓰레기통 사용을 자제하도록 함과 동시에 곳곳에 통합 분리수거함을 만들었다. 또 각 화장실 입구에 재활용 분리배출함을 설치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있다.

인천시는 음식물 쓰레기 없는 청사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 자체 처리 시설도 설치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외부 업체가 가져가 처리하던 '선수거 후처리' 방식에서 '선처리 후수거'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고강도 쓰레기 감량 정책을 추진해 현재 시청에서 발생하는 하루 평균 325㎏의 쓰레기를 2025년 225㎏까지 약 30% 감량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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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원순환 청사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인천시 직원들이 청사 내에서 사용할 다회용 컵을 점검하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이 적지는 않다. 직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점심 식사 후 테이크아웃 음료를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만 해도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면 외부에서 식사한 대부분 직원의 손에는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랬다가는 건물 입구에 서 있는 직원에게 제지를 당하기 십상이다. 구입할 때부터 개인 텀블러에 음료를 받아 오거나 입구에 마련된 음료 보관대에 잠시 둔 뒤 사무실에서 다시 컵을 가져와 담아가야 한다.

인천시 직원 A(29)씨는 "청사에 테이크아웃 음료 반입이 안 된다는 걸 대부분 알기 때문에 이제는 짧은 시간 커피를 후다닥 마신다"며 "아직은 불편한 점이 많지만, 많은 직원이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직원들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같이 강력한 시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 자원순환 정책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인천시는 1992년부터 사용한 수도권매립지의 2025년 종료를 외치며 폐기물 감축, 친환경 매립지 조성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는 30년 가까이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쓰레기가 한데 모여 그간 쌓인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하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선언과 함께 발생지 처리 원칙을 강조하며 '환경특별시' 만들기에 힘을 쏟는 이유다.

친환경 자원순환 청사 운영도 이러한 인천시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일회용품 반입 금지로 생긴 뜻밖의 문제

인천시가 친환경을 위해 택한 길이지만 의도치 않은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회용품 반입 금지에 따라 1천명 이상의 인천시 직원을 중요 고객으로 하던 배달 음식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기존 방식대로 일회용 용기에 음식을 담으면 청사 내 반입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영업난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게 자영업자들의 얘기다.

인천시청 주변의 한 김밥 배달 음식점 대표는 "다회용 식기로 배달하면 부피가 커져 배달료가 추가되고, 회수하는 데도 비용이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 카페 사장은 "일회용품 반입 금지에 대응하기 위해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별도로 구입해 테이크아웃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반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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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원순환 청사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인천시 청사 내 카페에서 직원이 고객 개인 컵에 음료를 담고 있다. 2021.2.1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인천시는 최근 해당 상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해 애로 사항과 건의 사항을 수렴하고 청사에서 배달 용기를 다시 배출할 때 사용할 회수용 봉투를 별도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다회용기 전환으로 배달 수수료가 추가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이를 배달료에 반영해 직원들이 부담하도록 하고 다회용 플라스틱 컵 등의 반입은 두 달간 시범 운영한 뒤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 범시민 운동 이어질 수 있을까

인천시 청사에서 실시하는 '친환경 자원순환 청사'는 내달부터 인천 지역 10개 군·구와 인천시교육청, 인천시의회,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의 공공기관 청사로 확대된다.

인천시를 포함해 총 63개 인천 지역 공공기관이 친환경 청사 만들기에 참여하게 된다.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해 '환경특별시 인천'을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하겠다는 뜻이다. 인천시는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환경단체와 연계해 주기적으로 청사내 실시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내년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점차 민간 영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공공기관부터 시작하는 친환경 정책이 과연 인천 지역 전체로 퍼질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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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음식물 쓰레기 없는 청사를 위해 음식물 폐기물 자체 처리 시설을 설치했다. /인천시 제공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정책위원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하나뿐인 지구로부터 받기만 했지만, 이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조금의 불편을 감수해야 할 때"라며 "인천시청에서 시작한 친환경 자원순환 운동이 학교로, 가정으로, 전국으로, 전 세계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수도권 쓰레기로부터의 독립을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해 '전국 최초의 일회용품 없는 청사'를 만들고자 한다"며 "인천시가 시작하는 발걸음이 다른 공공청사, 나아가 민간 부문에도 '동행의 발걸음'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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