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군사격장 피해실태 보고·(1)]일상생활 속 고통받는 주민들

소음·진동·환경오염까지…도심 곳곳 '갈등의 뇌관'

최재훈·손성배 기자

발행일 2021-03-03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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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고양시 한 군훈련장의 모습 2021.3.2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경기도 380여개소… 전국 35%차지
부동산 개발 등 민가와 인접 심화

고양서는 '수류탄'에 건물 흔들려
연천·포천 '이전 대책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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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의 한 전원마을. 조용한 전원마을의 반전은 신병교육을 위한 수류탄 교장의 방호벽과 전원주택의 거리가 수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주택에 울리는 진동으로 수류탄 투척 훈련을 인지할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최근 들어선 다행히 훈련을 자주 하진 않았는데, 소음보단 건물 진동이 심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대도시 중 하나인 고양시 일산에 군사격장이 있다. 경기북부의 급격한 도심화와 부동산 개발로 군사시설과 민가가 인접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전원마을처럼 사격장과 훈련장 근처에 민가가 들어서는 경우도 적지 않아 도내에 산재한 군 시설을 통·폐합 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2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경기도내 군 사격장은 21개 시·군에 380여 개소다. 이는 전국의 군 사격장 1천130여 개소의 35%를 차지하는 수치다.

도내 사격장은 대부분 개인화기 사격장이지만, 중화기·공용화기 사격장도 27개소나 있다. 중화기는 전차·포를 의미하며 소음과 진동을 동반한다. 공용화기는 박격포, 무반동총, 유탄발사기 등으로 중화기보단 덜 하지만, 일상에 지장을 주는 피해를 동반한다.

민가 인접 군사시설은 고양시 성석동 9사단 신병교육대 수류탄 교장이 대표적이다. 건축주들은 개발 당시 군사시설 인근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이행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류탄 교장 인근 150m 이내에 전원주택 80가구가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 훈련은 줄었지만, 주 1~2회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할 때면 건물 전체가 울리는 진동이 느껴진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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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승진훈련장에서 5군단장 지휘하에 실시된 08 합동화력 운영 시범에서 K1A1전차가 목표물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중화기 사격장의 경우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주민들은 삶의 질이 파괴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파주시 무건리훈련장은 지난 2018년 9월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 5㎞ 이내에서 적대행위 금지 이후 실사격 훈련이 몰렸다. 이에 법원읍 이장단을 주축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연천군 연천읍 다락대훈련장과 포천 영평사격장 인근 주민들도 보상보다 근본적으로 피해지역 주민들의 부동산 수용과 이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지난해 11월 천궁 미사일 폭발 사고까지 발생하자 양평 용문산 훈련장은 이전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결국 2030년까지 이전하기로 민·관·군이 합의각서를 작성했다. 수십년간 양평 지역 한복판에 286만㎡ 대규모로 자리했던 훈련장의 이전이 결정된 것이다.

이전 계획이 확정됐으나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태영 용문산사격장폐쇄범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소음, 진동, 탁류, 환경오염에 대한 종합대책을 요구하고 사격장 이전 전까지 진동피해 복구 약속, 주민지원사업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도는 최근 사격장 인근 주민들의 피해현황을 조사하는 연구용역을 마쳤다. 도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주민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재훈·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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