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여아, 작년 등교일 하루도 없어

코로나 감염 우려 체험학습 대체
학교측 가정 방문 요청도 했지만
부모는 "교통사고 당했다" 거절 

지난 2일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A(8)양이 거주하던 인천시 중구 빌라 전경. 2021.3.3 /조재현기자 [e-mail]

새 학기 첫 등교 날인 2일 숨진 초등학생 A(8)양은 지난해 학교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인천시교육청 등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등교 수업을 진행한 30여 일 동안 A양이 학교에 온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A양이 다니던 초등학교는 코로나19로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했다.

A양의 부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등교 대신 체험학습으로 출석을 대체했다. A양의 오빠인 B(9)군도 같은 이유로 등교 수업을 받지 않았다. A양 부모는 학교에 "A양과 B군이 지병을 앓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A양 남매가 등교 수업을 하지 않았으나 원격 수업에는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은 원격 수업 중 화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에도 얼굴을 비쳤다고 한다.

학교 측은 남매가 등교하지 않는 날이 계속되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 방문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A양의 부모는 "아이가 할아버지 집에 갔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를 들며 거절했다.

학교 측의 요구에 B군은 1학기와 2학기 한 차례씩 부모와 함께 상담을 받으러 학교에 왔으나, A양은 학교에 오지 않았다. 학교 측이 등교하지 않는 A양의 상태를 확인한 것은 지난해 11월 말 교사가 직접 한 차례 통화한 게 전부였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학대 정황은 없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체험학습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았는데도 아이들이 장기간 등교를 하지 않아 학교에서 부모님과 지속해서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김태양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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