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대부도 주민에 안산시까지 "매립지 반대"…난감한 인천시

매립지 건설 추진 과정 상당한 진통 예상

2021030502010000003_p1.jpeg
영흥면 인천 자체 쓰레기 매립 예정부지 2021.03.0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옹진군 영흥도를 자체 쓰레기 매립지 최종 후보지로 결정(3월 5일자 1·2·3면 보도)한 가운데, 매립지 부지 인근 영흥도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영흥도와 인접한 안산시 대부도 주민들까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매립지 건설 추진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5일 옹진군 영흥면 외리에서 만난 이대룡(70)씨는 "태어나서 평생 이곳에서 살았는데, 사전에 영흥도 주민들한테 아무런 얘기도 없이 이런 발표를 했다는 게 굉장히 속이 상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농사를 짓는 그는 쓰레기 매립지가 유발하는 환경 문제로 생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이씨는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사는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쓰레기 매립장과 화력 발전소가 있는 영흥도 농산물이 '청정'하다고 말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영흥도에서 농사 짓는 사람들을 사기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1030501010002112.jpeg
인천 자체 매립지 최종후보지로 결정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일원/경인일보 DB

 

이 지역 토박이인 김광희(67)씨는 "우리야 나이가 많다고 하지만 가장 걱정되는 건 후세"라며 "집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 매립지가 생기면 결국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건데, 남들은 고향을 찾아가는 마당에 우리는 고향을 버리고 간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적절한 보상책과 환경오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요구했다.

 

매립지 부지 근방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김채안(57)씨는 "매립지가 지어지면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 되지만 개인이 반대한다고 해서 이 결정이 바뀔 것 같지 않고, 다른 곳에 짓는다고 해도 그 지역 주민들이 반대할 사안"이라며 "이곳에 매립지를 짓는다면 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이날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브리핑에서 "대부도는 쓰레기 운송차량을 위한 도로망으로 사용할 곳이 절대 아니다"라며 인천시의 매립지 건설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윤 시장은 특히 인천시가 제안한 일종의 보상책인 '제2 영흥대교' 건설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터무니 없는 계획"이라고 일축했는데, 인천시의 계획대로 교량을 건설하려면 안산시의 동의가 필수적인 사안이라 지자체 간 협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부도 주민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이날 대부도에서 만난 서병오 안산 대부16통장은 "대부도는 김 양식장이며 자연산 바지락이 많이 있는데, 바닷가에 쓰레기장을 만들면 해산물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도 주민들은 매립지 건설에 적극 결사 반대할 것을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시가 조성하려고 하는 에코랜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주민 설명회 등을 열어 적극 설명하고, 대표성이 있는 협의체를 꾸려 매립지 조성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안산 대부도에도 직접 찾아가 이곳 주민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시는 전날 '(가칭) 인천에코랜드 조성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인천시는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의 1 일대 89만4천925㎡ 부지에 24만㎡ 규모 매립지를 오는 2025년 6월까지 조성한다. 지상부는 돔형으로 만들고, 매립이 완료된 후에는 공원과 체육시설 등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주민들이 매립지 조성 계획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제2 영흥대교' 건설, '영흥도 발전계획 수립', 발전기금 지원 등 '주민지원사업' 등을 인센티브로 제시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배재흥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