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기도 공무원 '투기 의혹']반도체 단지 땅 사들인 가족회사 '실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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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간부공무원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예정지 인근 땅을 가족명의로 사들인 뒤 퇴직해 투기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퇴직공무원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매입한 용인 원삼면 독성리 일대 폐가와 토지. 2021.3.23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호연산업' 등기주소지에 다른 기업
같은층 또 다른 '가족회사' 입점도
재직시 유치 담당 '도이치월드'내
본인·아내명의 사무실2·매매장 1곳


전직 경기도 공무원 A씨가 담당했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수원 도이치오토월드 사업 관련 부동산을 사들인 A씨의 가족 회사 호연산업주식회사(3월24일자 1·3면 보도=전현 공무원·주민대표 아들까지 '반도체 부지' 줄줄이 샀다)는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부등본상 호연산업의 본사 주소는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한 건물 702호로 돼 있다. 24일 오전 방문한 이 건물에선 호연산업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702호는 5곳으로 쪼개져 있었다.



5곳 모두 다른 기업들이 입점해 있었는데 실제 사람이 근무하고 있는 곳은 702-1·2호가 유일했다. 다른 사무실은 굳게 문이 잠긴 채 인기척이 없었다. 입점해있는 회사 관계자는 "호연산업을 모른다"고 말했다. 건물 관계자와 인근 부동산에서도 "그런 회사는 처음 듣는다"고 했다.

다만 이 건물 7층 사무실 상당 부분을 A씨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7층에는 모두 15개의 사무실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공간은 701호와 702호가 차지하고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할 수 있는 사무실도 701호와 702호 두개 뿐이었는데 모두 2017년 11월 설립된 주식회사 펫밀이 소유하고 있었다. 펫밀의 본점 소재지 역시 이 건물 701호로 돼 있었다. 다만 이 건물에서 펫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것 역시 매한가지였다.

A씨는 지난해 2월 펫밀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A씨의 아내는 기존에 펫밀의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었는데, 같은 날 사임했고 동시에 호연산업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펫밀의 대표이사인 B씨와 A씨의 거주지는 같았다.

또 도이치오토월드 내 호연산업의 지점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대표 역시 펫밀의 감사로 등재돼 있었다. 모두 가족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펫밀은 수원 영통지점을 영통구 디지털엠파이어(아파트형 공장)에 두고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지점 사무실은 이곳에 없었다. 지점으로 등록된 사무실에 입점한 업체 관계자는 "펫밀이라는 회사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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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9시 10분께 등기부등본상 호연산업 본사 주소인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한 건물을 방문했지만 호연산업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2021.3.24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B씨는 2010년과 2014년 각각 보정동 건물 702호와 701호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B씨가 보유한 사무실 2곳을 토대로 유령회사 2곳이 2017년 10월(호연산업)과 11월(펫밀) 한 달 간격으로 탄생한 것이다. 2017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도면이 처음 유포된 것으로 알려진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1년 뒤인 2018년 10월 호연산업은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부지와 맞닿은 원삼면 독성리 일대 대지와 건물을 샀다.

한편 A씨는 도이치오토월드 내에 본인과 아내 명의로 또 다른 사무실 2곳과 매매장 1곳을 보유하고 있었다. 모두 지난해 6월 매입했다. 경기도는 A씨 및 호연산업이 도이치오토월드 내에 보유하고 있는 사무실도 조사 중이다.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이날도 연결되지 않았다. → 관련기사 3면(주민열람공고 전부터 도면 유출 의심…수년간 묻혔던 '투기 정황')

/강기정·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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