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수소산업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인천

인천의 바이오·부생 수소, 미래 수도권 경제를 움직인다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1-04-02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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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SK·현대차, 서구에 '클러스터 구축' 업무 협약
석유화학 공정 부산물·수도권매립지 발생 가스 활용
연간 3만t 이상 생산… 연료전지 공장 설립도 검토
금속·화학·R&D 등 후방산업 활력… 일자리 창출 전망
잠재력 불구 '안전성 우려·인프라 부족'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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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미래 친환경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수소에너지를 바탕으로 하는 수소경제의 기반을 조성하고, 수소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인천시는 미래 국가 핵심 성장동력인 이 수소산업의 선도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인천시·SK·현대차 등 서구에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협력

인천시와 SK, 현대자동차 등은 지난달 2일 인천 서구에 있는 SK인천석유화학에서 '수소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에 협력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로, 이를 활용하는 건 추가설비 투자비용 등이 적어 현재의 수소생산 방법 중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다.

부생수소를 액화해 수송용 에너지로 활용하는 집적 산업단지를 만드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SK인천석유화학에는 2023년까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만t의 액화수소 공급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고,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 산업에 적극 투자하게 된다.

인천시
지난 3월2일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와 '인천시 수소산업기반 구축 MOU 체결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박남춘 인천시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SK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2021.3.2 /인천시 제공

이날 SK인천석유화학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의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도 함께 열렸다. 수소경제위원회는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컨트롤타워로, 이날 회의가 인천에서 열렸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정부가 인천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SK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이날 2030년까지 약 43조원을 수소경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 2·3위인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이어 인천을 중심으로 '수소동맹'을 맺어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나서면서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들 민간 기업의 투자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적극 나서게 된다.

인천시는 부생수소와 함께 수도권매립지에서 나오는 바이오 수소를 활용하는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서구에 '바이오·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다. 송도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중심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된 것처럼 서구에는 수소 생산 클러스터가 자리 잡게 된다.

# 인천, 수도권 수소에너지 공급 핵심

인천은 향후 국내 수소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천과 전북, 울산, 경북, 강원 등 5개 지역에 분야별 특화 수소산업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인천은 서구에 추진 중인 바이오·부생수소 특화 클러스터가 여기에 해당한다. 수도권 내 유일한 수소 클러스터 단지로, 국내 최대 에너지 수요처인 수도권에 수소에너지를 보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SK와 현대자동차가 수소산업의 전초기지로 택한 곳도 인천이다.

먼저 SK가 5천억원을 투입해 SK인천석유화학에 구축하게 되는 설비는 연 3만t의 액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의 수소 자동차 '넥쏘' 7만5천대가 동시에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연료다.

지금까지 산업용으로만 사용하던 부생수소를 수송용으로 전환하면서 환경 개선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 3만t의 수소는 나무 1천200만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인천시
2018년 10월18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하고 있다. 2018.10.18 /경인일보DB

또 현대모비스는 인천 청라국제도시 인천하이테크파크(IHP)에 수소연료전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차에 있어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수소차 전체 가격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공장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부지 매입 조건 등 구체적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인천시의 서구 바이오·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인천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에 전폭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이와 관련한 금속, 화학, R&D 등의 후방산업도 활력을 띨 수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 왜 수소인가

수소는 에너지 수요 증가와 환경 오염 악화, 에너지 자원의 지역 편중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에너지원이다.

탄소를 지니고 있지 않아 청정하다는 장점이 있는 데다 무색·무미·무취로 독성이 없다. 생산·저장·운반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 전체 질량의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소는 물과 같이 다른 원소와 결합한 상태로 지구에 대량으로 존재하고 있어 무한정에 가까운 물을 원료로 제조할 수 있고, 석탄 등의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배출물도 물뿐이어서 대기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에너지 수요의 약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역 편중이 없는 수소의 활용은 타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
현재 인천에는 2개의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2개의 수소충전소 중 하나인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수소충전소. /인천시 제공

수소에너지가 미래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시민들이 흔히 '수소' 하면 떠올리는 수소폭탄은 자연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특별한 원료의 수소를 사용해야 하는 데다 '핵융합' 반응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까지 수소차의 연료가 되는 액화수소와 관련한 안전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수소 인프라 확대도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소경제는 수소자동차로 대표되는데, 수소차 충전소의 확충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는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10t급 대형 수소 화물차 도입을 위한 대용량 수소충전소 구축 시행 사업 자치단체로 인천시와 울산시를 선정하기도 했다.

인천시도 현재 운영 중인 관내 2곳의 수소충전소를 올해 안에 6곳으로 늘리고, 2025년까지 20곳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수소연료전지차 총 498대를 보급하고, 1대당 3천2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수소 에너지 보급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최적의 수소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인천의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 수소의 안전성에 대해 시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시민사회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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