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SK 빈자리에 '쓱' 안착… SSG랜더스 '야구판 지각 변동' 예고

'용진이형'까지 등판…'신세계' 열린 인천 야구

신창윤·김영준 기자

발행일 2021-04-09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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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라이벌 구도속 올해로 '프로야구 40년'
SK-kt '통신사 수인선 더비'는 역사속으로
올해부터 롯데와 유통사 대결 판도변화 주목

삼미·청보 등 '인천 주인' 자주 바뀌어 아픔
'택진이형' 마케팅 정구단주 바통 이어받아
'용진이형 상' 등 직접 팬들에 즐거움 선사
서울 창단식 아쉬움… 지역 끌어안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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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형~인천 야구판이 왜 이래'.

올 시즌 프로야구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프로야구 인천을 연고로 한 SK 와이번스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야구판에 퇴장한 뒤 SSG 랜더스가 상륙하면서 인천의 야구 열기를 전국으로 몰아갈 태세여서 그렇다.

 

야구장 판도의 변화는 '통신사 대결'(SK-kt)에서 이번에는 '유통사 대결'(SSG-롯데)로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한 SSG는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구판에 '용진이 형' 열풍까지 만드는 등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구도(球都) 인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천의 프로야구단 흑역사에 가깝다. 구단들이 잇따라 역사 속에 사라지면서 인천의 프로야구는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맞고 있다.

# 40년 중년의 프로야구


지난 1982년 3월27일은 한국 야구에 역사적인 날이다. 당시 야구의 성지였던 서울 동대문야구장(현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 경기로 한국프로야구는 시작됐다.

프로야구는 묘한 인연을 통해 구단이 창단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역 라이벌이었다.

인천과 경기·강원을 아우르는 삼미 슈퍼스타즈(현 SSG)를 비롯 서울을 본거지로 한 MBC 청룡(현 LG), 부산·경남을 본거지로 한 롯데 자이언츠, 대구·경북을 연고지로 한 삼성 라이온즈, 광주·전라도를 잇는 해태 타이거즈(현재 KIA), 대전과 충청도를 본거지로 한 OB 베어즈(현 두산 베어스) 등 6개팀이 경기를 치렀다.

이후 OB는 대전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겼다.

한곳에 연고지를 마련한 야구팀이 수차례 주인이 바뀐 것은 인천이다.

인천을 연고로 한 삼미는 청보 핀토스로 변경됐고 1988년에는 태평양 돌핀스로, 1995년에는 현대 유니콘스가 인수해 구단을 꾸렸다.

그 사이 1986년 대전과 충청을 연고로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가 나타났고 1991년에는 전북을 연고로 한 쌍방울 레이더스가 프로무대에 진출한 뒤 해체했다.

2000년에 이르러 인천을 연고로 한 SK 와이번스가 창설돼 쌍방울 레이더스의 빈자리를 대신했고 2011년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가, 2013년에는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 wiz가 창설됨으로써 현재 프로야구단은 모두 10개가 됐다.

양대 통신사인 SK와 kt는 수인선 라이벌전을 비롯 통신사 마케팅 대결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동통신사 기업답게 경기장을 최첨단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21년 SK 와이번스가 SSG 랜더스에 인수되면서 야구판을 떠났고 올해부터는 통신사 대결에서 유통사 대결로 야구 판도가 바뀌었다.

# 용진이 형의 등장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바꿀 주연배우는 단연 SSG를 꼽을 수 있다. 이름처럼 SK를 '쓱' 인수하더니 갑자기 유통 전쟁으로 쓱 마케팅을 펼친다. 그러면서 '용진이 형'으로 친밀감을 더해 야구팬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고 있다.

유니폼 공개하는 추신수와 문승원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가 올 시즌 야구판에 상륙하면서 인천의 야구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천은 구단들이 잇따라 역사 속에 사라지면서 SSG를 새롭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SSG 창단식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NC의 김택진 구단주가 '택진이 형'으로 친화적인 마케팅을 통해 변화를 먼저 이끌었다. 그는 개막전 구단 유튜브 채널에 '공룡들의 팬 맞이 준비' 영상 끝에 깜짝 등장했다.

해당 영상에 차례로 등장한 NC 주축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관중석과 바닥 청소, 그라운드 정비 등을 하며 팬 맞이 준비를 했고 김 구단주가 등장해 테이블을 닦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평소 자사 게임 광고 등 미디어에 자주 등장해 친근한 이미지를 쌓은 김 구단주는 지난해 NC의 통합 우승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김 구단주를 부러워하듯 이번엔 정 구단주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보란듯이 자신의 이름을 딴 '용진이형 상'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1호 수상자들에게 상장과 한우를 선물했다.

상장 문구도 재밌다. '위 선수는 2021년 개막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SSG 랜더스 창단 첫 승리를 견인하였기에 '용진이형 상'을 수여하고 매우 매우 칭찬합니다'라고 썼다.

구단 인수 후 정 구단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대부분 뒷선에서 최종 의사결정에만 관여하는 구단주들과는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구단의 명칭과 상징색 등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려 관심있는 팬들에게 힌트를 줬고 창단식 전에는 자신이 직접 유니폼을 입고 뒷모습을 게재할 정도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제는 정 구단주의 홍보·마케팅이 시즌 마지막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야구팬이 기대하는 상황이다.

# 인천 프로야구 흑역사

인천은 '야구 도시'로 손꼽힌다. 인천 개항과 동시에 미국 선교사들로 인해 지금의 제물포고 자리인 '웃터골'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야구의 동이 트기 시작했다. 대통령기·봉황대기·청룡기 제패 등 아마추어 고교야구의 명성을 이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 이르기까지 110년의 야구역사를 꾸려왔다.

하지만 프로야구만큼은 아픈 상처가 많다. 해당 지역에서 가장 많은 야구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의 아픈 과거가 있고, 2000년 SK 와이번스가 창단하면서 명문구단의 위용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하루아침에 SSG가 인수하는 등 또 한 번 인천 야구팬들의 마음을 혼란케 했다.

신세계 그룹의 탄탄한 지원을 받아 SSG는 한 계단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행보로 도마에 올랐다. 인천을 연고로 새로 출범하는 첫발을 다름 아닌 서울에서 했기 때문이다.

정 구단주는 창단식에서 "명문팀 SK 와이번스 매각으로 상심이 크실 텐데, 인천 시민들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셨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창단식을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는 서울 목동 진출을 꿈꾸다 수원에 비상 착륙한 탓에 수원팬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특히 현대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뒤에도 팬들과의 우승행사를 수원이 아닌 서울에서 치러 또 한 번 배신감을 주기도 했다.

SSG 랜더스, 롯데 상대로 홈 개막전 5-3 승리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가 올 시즌 야구판에 상륙하면서 인천의 야구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천은 구단들이 잇따라 역사 속에 사라지면서 SSG를 새롭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개막전에서 승리한 SSG 모습. /연합뉴스

이번 시즌 SSG의 캐치프레이즈는 '한계 없는, 놀라운 랜더스'(No Limits, Amazing Landers)다.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끝을 모르는 열정과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놀라운 야구 경험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캐치프레이즈에 담았다.

또 경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두려움을 모르는 패기로 팬들에게 승리의 감동을 전하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SSG도 인천팬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좋지만, 지역 팬들을 끌어안는 여유도 필요하다.

/신창윤·김영준기자 shincy21@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성옥희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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