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보호소 시설과 운영 실태 어떻기에

경인일보

발행일 2021-04-08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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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보호소는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즉시 송환할 수 없을 때 수용하는 시설이다. 수용자 상당수는 일정 기간 머무르다 절차를 밟아 본국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수용 경험자들은 보호시설이 아닌 범죄자를 가두는 구치소에 가깝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인권 침해와 기본 생활권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 평 정도 공간에 20명 가까운 수용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열악한 환경에 고통을 겪었다는 증언도 있다. 보호 대상에서 일시 해제된 외국인들은 근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등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 여전히 답답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한다.

법무부가 운영하는 외국인보호소는 화성과 청주, 여수 등 3곳으로, 630여명이 수용돼 있다. 화성보호소에서 2년간 수용됐던 외국인의 경험담은 충격적이다. 보호실은 식사공간과 거실, 화장실·샤워실 각 2칸으로 구분된다. 33㎡ 남짓한 공간에 많게는 18명이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잠자리가 좁아 정상 수면이 어렵고, 컵과 플라스틱 수저는 낡거나 망가져도 교체가 원활치 않다고 한다. 300명이 수용됐는데 의사는 1명에 불과하고, 외부 진료는 자비로 부담하는 실정이다. 병원을 갈 경우 보호복에 수갑을 차고 직원 2명과 동행해야 한다. 철창과 아크릴로 막혀있는 면회실에서의 면회는 전화 통화방식으로, 허용 시간도 짧아 구치소보다 열악하다는 게 수용자들의 전언이다.

법무부가 건강 이상이나 소송 수행 등 사유로 시행하는 '보호 일시해제'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오가는 보증금에 원칙과 적용 기준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시해제 허가를 받은 외국인들은 취업이 제한되고 휴대전화 개통도 할 수 없다고 한다. 마땅한 수입원이 없어 시민단체나 지인들의 도움으로 주거와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실정이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범죄 유혹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외국인보호소의 인권과 권익 보호는 수용자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외국인 수용시설이 열악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면 수용자들이 자국으로 귀국해서 어떤 감정을 가질지 뻔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의 경험이 아름답지는 못하더라도 지옥과 같았다면 안 될 일이다. 외국인보호소 시설과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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