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오염수의 방류를 결정한 가운데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의 한 횟집에서 사장이 비어있는 테이블을 닦고 있다. 2021.4.18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
1일 매출 40만원서 '2일간 26만원'
"혹시 일본산 아니냐" 묻는 손님도
원산지 속인 해산물 대처방안 고민
전문가 "실질적 해산물 지장 없어"
주변국 배출 검증절차 참여 필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횟집을 운영하는 영세 상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인천 연수구의 한 횟집. 빈 테이블을 닦고 있던 사장 김모(61)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이 정도로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최근 연수구 어린이집과 음식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뒤 손님이 급격히 줄어 하루 평균 매출이 4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에 13일과 14일 이틀간 합산한 총 매출은 26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틀 전인 14일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이 상에 내놓은 회를 보며 "혹시 일본산 아니냐"고 물어보자, 김씨의 시선은 자연스레 TV 쪽으로 향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매출 감소에 김씨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김씨는 "오늘(16일) 오전에 연안부두를 갔다 왔는데, 만났던 횟집 사장들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결정된 이후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걱정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횟집 상인들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됐을 때 일본산은 물론 국내산 해산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서다.
미추홀구에서 활어회와 초밥을 판매하는 한모(47)씨는 "일본산 해산물이 원산지를 속이고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방사능이 우리나라 바다까지 흘러들어온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푸념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했다. 실제로 오염수 방출까지는 앞으로 1년 6개월에서 2년가량이 걸릴 전망인데, 이 같은 소식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불경기 상황에서 횟집 상인들에겐 청천벽력과도 같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오염수를 충분히 희석해 배출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해산물 등에 지장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배출된 오염수가 국내 연안에 들어온다고 해도 태평양에서 해류를 타고 머문 이후이기 때문에 농도가 더욱 옅어진 상태일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주 교수는 그러나 "이는 일본 정부가 발표한 내용대로 배출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라며 "일본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국가의 전문가들이 오염수 배출에 대한 검증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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