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반려동물 식품기업 '아크'…정직한 펫푸드 '나눔의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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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업 평생 목표' 박기원 대표 경영 철학
이직 퇴사자에 황금열쇠 주고 복리 혜택 유지
"회사 발전과정에 헌신" 60대 은퇴자 채용도
월드비전 등 정기 후원… 유기견센터에 기증

용인·화성에 생산시설… 올해 카페 '펫파크' 조성
일주일내 제품 개발 히트상품 '잇츄' 완성 차별화
인위적 트릭 대신 생고기 함량으로 단백질 수치 높여


온 세상을 뒤덮을 홍수가 예견되자 노아(Noah)는 모든 동물을 암컷과 수컷 한 쌍으로 방주(Ark)에 실었다. 40일 동안 쏟아진 비로 세상은 잠겼지만, 노아가 만든 방주 덕택에 동물들은 살 수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얘기다.



노아의 방주처럼 반려동물이 생명을 연장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 운영하는 기업이 있다. 국내 최고의 반려동물식품 제조기업인 '아크'다.

화성과 용인에 공장을 두고 있는 아크의 박기원 대표는 특이하다면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식품 대기업에 근무하던 그는 '뻥튀기'를 생산하는 기원상사로 사업에 발을 들였다.

지하 2층 작은 공장에서 만든 한 봉에 7㎏짜리 뻥튀기 150개를 매일 트럭에 직접 옮겨 담았다. 쉬는 날 없이 일해 월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둘 정도로 성공한 박 대표는 '장학사업'이란 평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큰 사업을 벌이기로 한다.

때는 2013년, 미국에서 중국산 반려견 식품을 먹고 집단 폐사 사건이 발생한 게 계기가 됐다. 못 믿을 반려견 식품이 판을 치고 있었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휴먼그레이드' 재료를 사용해 정직하게 반려동물 식품을 만들기로 한다.

성공은 하루아침에 찾아오지 않았다. 반려동물 사료를 만드는 1개 라인을 공장에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30억원. 갓 반려동물 식품 사업에 진출한 신진 업체에 넉넉한 자금이 있을 리 만무했다. 결국 1천300만원짜리 뻥튀기 기계를 개조해서 첫 반려견 사료를 만들게 된다.

시간이 흘러 '아크'의 상황은 상전벽해했다. 한 달에 100곳의 신규 거래처가 생길 만큼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비결은 바로 박 대표의 전문성, 아크의 경영 철학이기도 한 정직이었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그는 거래처에서 제품을 의뢰하면 곧장 레시피 개발에 들어갔다. 식품연구소를 가진 타 기업이 2주에 걸쳐 레시피를 개발할 때, 박 대표는 일주일 안에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그가 직접 레시피를 짤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때론 그의 뚝심이 사업의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크가 생산하는 300여종의 OEM·ODM 제품 중 가장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잇츄'가 바로 그런 사례다. 이 제품 개발을 맡은 직원이 제품 개발이 어렵다며 버리자고 손사래를 쳤을 때 그가 직접 개발에 뛰어들어 만들게 된 것이 '잇츄'였다. 100% 휴먼그레이드 재료로 만들어지는 '잇츄'는 출시 이후 곧장 히트 상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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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건 특허를 가지고 있는 아크는 국제 특허만 10건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아크는 신앙인이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정직한 제품을 만들고, 먹는 것 가지고는 장난치지 않는다는 신념을 지켜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가족처럼 기르는 반려동물에게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주고 싶은 반려인의 마음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아크 역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 용인 1공장, 화성 2공장에 이어 3공장을 짓고 있다. 3공장에는 동물용 의약품 및 의약외품, 동결건조, 츄르 등 반려동물 식품을 제조하는 기술을 모두 망라해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미세먼지까지 컨트롤 할 수 있는 안전한 시설이 3공장에 갖춰질 예정이다.

올해는 펫카페와 일반카페가 어우러진 펫파크도 경기도에 조성할 예정이다. 반려문화 조성에도 이바지하겠다는 게 박 대표의 꿈이다.

박 대표는 "반려동물 문화를 선도하고, 아크의 정신을 널리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아크의 정신'은 기업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지난달 30일 아크에선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16년부터 재직해 온 영업본부 직원 1명이 퇴사하게 된 것이다.

상당 기간 아크 발전에 이바지한 퇴사자는 자신의 꿈을 좇아 이직을 결심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어느 기업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일이다. 아크는 이 퇴사자에게 '아크인 언약의 패'와 순금으로 된 '황금 열쇠'를 증정했다. 언약의 패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졌다.

"퇴사 후 귀하의 삶 속에 아크의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는 가족의 예를 다하여 귀하를 돕고 응원하겠습니다", "아크가 향후 진행하는 모든 직원 복리 사업에서 귀하가 재직 직원과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 대표는 장학재단을 만들어 퇴사자의 자녀에게까지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했다. '한 번 해병대는 영원한 해병대'가 아니라 '한 번 아크인이 되면 영원한 아크인'이 되는 셈이다.

박 대표는 "그분이 아크 발전 과정에서 헌신하신 모습을 보고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크는 은퇴자를 채용하는 신기한 회사이기도 하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평생을 직장에서 혹은 사업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노년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결정한 일이라고 한다.

아크에선 50대 중후반 및 60대 구성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스크가 품귀일 때는 KF94 마스크 수천장을 구해 용인·화성시청에 각각 기증했고, 월드비전이나 유니세프 등에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국내 유기견 센터에 직접 생산한 펫푸드도 기증한다.

아크는 반려견의 '방주' 역할 뿐 아니라 아크 직원에게도 방주이고, 사회 곳곳에 방주 역할을 하는 것을 꿈꾼다.

성장 일로를 겪고 있는 아크는 신용보증기금(15억원)· KDB산업은행(15억원)·IBK중소기업은행(10억원) 등으로부터 100억원 가까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아크 거래처는 한국인삼공사·정관장·풀무원·서울우유·유한양행· 일동제약 등 대기업, 핏펫·블랭크코퍼레이션·SMC 등 유명 반려식품 회사를 망라한다.

잇츄, 아르르 덴탈츄, 덴탈 브레드, 닥터설트릿 등 유명 제품도 다수다. 아크는 여기서 더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단백질 함량을 인위적으로 맞추는 '트릭' 대신에 생고기 함량을 높여 단백질 수치를 높이고, 각종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고 사료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특수기술을 생산 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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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기호성이 중요합니다. 기호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건 생고기 함량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아크는 90%까지 생물을 담을 수 있는 특허를 출원 중입니다. 국내 반려동물의 90%가 실내에서 길러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 때문에 반려견 변의 냄새와 양도 중요합니다. 나노 기술을 적용해 영양소 흡수율은 높이면서 변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직한 제품을 생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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