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비지비인: 천지가 막혀있어 사람답게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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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격리된 세상,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다. 형상으로 보면 천지비괘이다. 천지비괘는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는 형상을 지닌 괘로 주역에서 12번째 괘이다. 우주의 에너지와 정보는 상호 교류하기 위한 문이 있는 법인데 한마디로 말하면 그 문은 구멍이다. 작은 구멍, 큰 구멍, 보이는 구멍, 보이지 않는 구멍 등 원활한 네트워크의 소통은 모두 이 구멍을 통해 하는데 한자로는 입 구(口)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나가면 그것이 출구(出口)이고 이를 통해 들어오면 그것이 입구(入口)이다. 우리 인체의 숨도 콧구멍을 통해 들락날락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콧구멍이 막히면 우리의 몸은 정상적인 기능을 잃을 뿐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렇듯 상하내외선후 등의 소통을 담당하는 입이 막혀있다는 뜻을 지닌 괘의 이름이 비(否)이다.

하늘의 기운은 땅으로 전해지고 땅의 정기는 하늘로 올라가 순환이 되어야만 천지가 숨통을 트고 살 수 있는 것은 사람과 매 일반이다. 천지 사이의 문이 막혀버리면 상호기운이 소통이 안 되고 그러면 그 사이에는 여러 가지 생태계에 병리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있고 심지어 여러 생명들이 멸종될 수 있다. 사람도 생태계에 사는 동물의 일종이기 때문에 예외가 아니다.

역리적으로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마음과 힘을 함께 하면서 천지로 하여금 닫힌 문을 열게 유도하는 것이다. 천지가 병들면 사람이 병드는 것은 강물이 썩으면 그 속에 사는 물고기가 썩는 것과 똑같다. 격리된 세상, 고통의 시간은 그래야 벗어날 수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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