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종의 정치 인사이드

[정의종의 정치 인사이드] 선명해지는 여야 대선 구도

윤석열, 국민의힘 당협 위원장 대거 캠프 합류시켜
최재형, 지지율 상승세 이어가며 '야권 다크호스'로
이낙연, 무게감 있는 후보로 어필하며 적극적 공세
이재명, 본격적인 태세 전환 나서면서 '치열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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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 전문기자의 촉으로 풀어내는 대선 이야기】

 

대선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습니다. 여야를 불문하고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국민의힘 대선 주자가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했지요. 무려 11명이 모여 '화이팅'을 외치는 사진이 보도됐습니다.

 

사실상 2파전으로 압축되는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선두 싸움이 예측하기 어려운 싸움으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정말 막중한 데 지금 거론되는 후보 중에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국민이 원하는 덕목은 진영과 계파에 휘둘리지 말고 국정을 상식선에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물론 옥석을 가리는 일은 국민의 몫이지만 이번 한 주는 대선 정국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기였습니다.

아직 입당을 공식화하고 있지 않지만

윤석열의 정치에 대하여
윤석열 전 검찰총장. 2021.7.30 /연합뉴스
 

당 외 윤석열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입당이 사실상 결정돼 가는 모습이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지지율 10% 가까이 치솟는 결과가 나오면서 윤석열·최재형이 대선 후보 경쟁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오늘 오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합니다. 최재형은 8월 4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준비중입니다.

기자는 이번 대선이 전체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교체가 다수 국민 여론인 것을 감안하면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이냐, 윤-최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점쳐 봅니다. 

윤석열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데 이어 자신의 캠프에 국힘 당협 위원장을 대거 합류시켰습니다.

또 현직 국회의원 40명이 조기 입당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했습니다. 지지 선언은 아니지만 국힘 절반 가까이 되는 의원들이 그의 입당을 원했습니다.


모르긴 해도 윤석열은 8월 말에 출발할 경선 버스에는 몸을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언론에선 다음 주 입당설을 보도했지요.

윤석열의 입당은 보수부터 탈진보까지 아우러는 모양새를 갖춘 다음 국민의힘 플랫폼으로 야권을 통합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며칠 전 하루 만에 후원금 25억 원을 모금하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대단한 정치적 파워를 보이면서 시기만 남겨 놓았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의미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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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경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1.7.29 /연합뉴스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며 '10% 고지'에 다가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6일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야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입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6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6.9%, 이재명 경기지사는 26.0%로 선두를 달렸지만, 최 전 원장은 8.1%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주(5.6%)보다는 2.5%포인트, 2주 전(2.5%)보다는 5.6%포인트 뛴 것입니다.



이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1.4% 오른 4.7%로 5위에 랭크했는데 등판 일주일만에 10% 가까이 오른 것은 당내 유력 주자에 비해 확장성이 크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당내에 최재형 전 원장의 조력자도 모이고 있습니다.

며칠 전 당내 현역 의원 6명이 모여 어떻게 지지할 것인가 논의했다고 합니다. 3선의 박대출, 조해진 의원과 초선의 김용판, 김미애, 정경희, 조명희 의원 등 6명이 비공개 회동을 하고 최 전 원장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하기 전까지 당내 지지 기반을 최대한 확장해야 한다"는 애기도 나왔다고 합니다.


최 전 원장도 조만간 후원회를 결성하고 모금에 들어갈 예정인 데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것인가 기대됩니다.

정치권에 등판한 윤석열은 1달이 지났고, 최재형은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도덕성과 정치 능력을 어떻게 평가받을까. 일단 도덕성 문제는 크게 문제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능력은 아직 발군의 실력은 보여 주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과의 회동을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지금 정권교체의 여망이 높은데 불구하고 문 대통령 국정수행능력 40%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권 후보 지지율 전체가 야권보다 높습니다. 이처럼 어긋나는 지지율의 추이를 보면 당분간 윤·최 두 사람이 야권의 지지율을 받쳐 주는 버팀목이 될 거 같습니다.


중도층의 마음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일 텐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스윙 보트 중도층의 결정이 대권의 승패를 결정할 것입니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으려면 이재명-이낙연 지지층을 최재형-윤석열이 가져와야 합니다.

그럼 누가 가져올 것인가. 앞으로 대선 전략은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하고, 중도층을 끌어오는데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두 사람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지지를 받으면 정권교체 기대에 '저 사람'이 교체할 거라 하면 모이게 됩니다. 두 사람 중 중도층 마음을 끌어오는 사람이 이길 것입니다.

선의의 경쟁을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 당내 많은 후보가 윤 전 총장을 공격할 겁니다. 최 전 원장도 지지율이 오를수록 공격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시하고 공격의 칼날은 문재인 정권과 여권의 유력 후보들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 보니 도덕성은 최재형이 유리하고, 정치 영역은 윤석열이 좀 앞서는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지지층 확보와 중도층 지지율을 높여야 합니다. 비전과 승리욕으로 국민의힘 플랫폼에서 야권 전체로 정권 교체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사실상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습이지요.
연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선두 싸움이 화제입니다.
애초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지사의 독주로 균형추가 기우는 듯했지만,

TV 토론 등을 거치며 이 전 대표의 안정적인 모습이 호감을 이끈 데다 친문 지지층의 결집이 이뤄지며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던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 중입니다.

지난 28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 지사가 27.6%, 이 전 대표가 21.4%를 기록하는 등 두 사람 간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인 6.2%p까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면 예측하기 어렵지요.

그 뒤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6.2%, 박용진 의원 4.5%, 정세균 전 국무총리 2.7%, 김두관 의원 1.7% 순입니다.

대학생 질문에 답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정관 미디어플렉스 스튜디오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주최로 열린 청년 토크 콘서트에 참석,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7.29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지지층의 추이는 더 긴장감이 감돕니다.

민주당 대선주자 지지율은 이 지사 40.8%, 이 전 대표 37.9%로 집계되면서 두 사람 간 격차가 2.9%p 차로 더 좁혀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과 선두 그룹 싸움이 '양강' 구도로 전개된 데 대해 '이낙연·이재명' 두 후보의 격한 논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와 이 지사의 백제 발언에 따른 '지역주의 논쟁'이 격화하면서 두 사람의 경쟁이 여론의 집중을 받았고, 일종의 '컨벤션 효과'까지 겹쳐지며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을 가져왔다는 견해입니다. 

실제 이 두 후보의 논쟁은 거칠다 못해 혈투를 방불케 합니다.

이 지사가 그동안 선두주자로서 후위 주자들의 공세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김빠진 사이다'라는 혹평을 받는 동안 이 전 대표의 공세는 거침없었습니다.


이달 초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정치인은 어떤 말이 미칠 파장까지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비판하더니, TV 토론에서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 '바지 발언'이 이슈화한 데 대해선 "좀 더 진솔하고 겸손한 소명이 있기를 바란다"고 공세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이 지사 언행의 '경솔함'을 부각한 것이지만, 자신을 보다 안정적이고 무게감 있는 후보로 어필한 셈이지요. 

이 지사 측의 반격도 본격화됐습니다.

대구 2.28 기념탑 참배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7.30 /연합뉴스

 

이 지사 측은 지난 15일 "본경선에서도 도가 넘는 네거티브나 마타도어(흑색선전)식 공격이 계속되면 캠프 차원의 단호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경고장을 날린 후 본격적인 태세 전환에 나서면서 양 후보 진영 간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지요. 이른바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물고 물리는 치열한 설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노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공격했지요. 이 지사 측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탄핵을 추진한 옛 민주당에 몸담은 이 전 대표의 전력을 문제 삼자, 이 전 대표 측은 국회 탄핵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며 반박했습니다.

이 전 대표 측은 나아가 경기도 유관기관 직원이 SNS에서 이 전 대표를 집중적으로 비방했다는 의혹을 고리로 역공을 펼쳤고, 이 지사 측은 '비열한 꼼수 정치를 멈추라'고 맞받았습니다.

이어 양측의 논쟁은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둘러싼 '지역주의 논쟁'으로 옮겨붙으며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결국 민주당이 캠프 간 중재에 나서고…

'원팀 협약'을 통해 공정 경쟁을 유도키로 했지만,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양측의 공방이 전개되면서 당 차원의 약발마저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모습입니다.


양측간 공방은 '공약이행률'로 다시 옮겨붙을 조짐입니다. 전날 TV토론에서 이 지사가 과거 이 전 대표의 전남도지사 시절 공약이행률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이 전 대표는 "2015년 공약 이행률을 보면 21개 중 20개를 이행한 것으로 2016년에 평가됐다"고 밝혔지만, 이 지사 캠프는 29일 논평을 통해 "당시 이 전남지사의 공약이행 평가는 전국 최하위였다"며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거나, 그렇지 못할 바에는 사과하시라"고 직격했습니다. 

이 싸움은 오는 10월 10일 판가름납니다.

누가 이기든 갈등으로 생겨난 상처(감정의 골)는 완전히 봉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면 대선 필패로 이어집니다. 그렇잖아도 시중의 여론은 정권교체에 무게가 더 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팀 정신'이 더 발휘돼야 할 대목입니다. 기본소득(이재명)과 신복지제도(이낙연), 신수도권플랜(정세균) 등 경선과정에서 도출된 각 후보의 대선 공약을 집대성함으로써 정책을 통한 승부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 세력 원팀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친문·비문간 경계를 누그러뜨려 당내 세력의 통합도 이뤄야 합니다.

경선 과정에서 '적통' 논쟁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최종 승자가 결정되면 모두가 함께 손을 잡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이미지를 당원들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부동산 민심 악화로 집권 여당의 어려운 승부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민심 회복을 위한 아젠더 설정을 잘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힘 주자의 대여 공세에도 두툼한 방어막을 형성해야 할 겁니다. 아마도 야권은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침체, 굴종적 대북관계,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선 여론 조작', 당·청 주요인사의 내로남불식 비리 의혹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약점이 될 겁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내기 위한 과감한 민심회복 정책이 필요합니다.

 

취재기자 /정의종·김연태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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