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수 칼럼

[윤인수 칼럼] 이재명 vs 윤석열, 무당파가 결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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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논설실장
20대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쟁으로 압축됐다. 지표는 야당이 유리하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유지 여론을 압도한다. 이상한 건 이재명과 윤석열의 지지도가 호각세라는 점이다. 두 사람을 향한 비호감 여론은 60% 안팎으로 엇비슷하다. 무당파 여론이 두 사람을 진영에 가두어 놓고 누가 진짜고 가짜인지, 누가 최악이고 차악인지 간을 보는 형국이다.

집권세력의 내로남불에 절망하고 무기력한 제1야당에 실망한 여론으로 인해 정당 권력은 진공상태가 됐다. 기득권 열외지대에서 입지전적 스토리를 쌓아 온 이재명과 윤석열이, 진공의 봉인을 풀고 거대 여당과 ·제1야당을 접수한 배경이다. 급히 먹은 떡은 체하기 십상이다. 정치적 압축성장에 가려졌던 두 사람의 이면이 뒤늦게 드러났다. 무당파 여론은 두 사람을 각자의 진영에 봉인해 놓고 차근차근 지켜보기로 작정했다. 


내로남불 與에 절망하고 무기력 野에 실망
교체가 유지 여론 압도에도… 지지 호각세


이재명은 대장동으로 이미 많은 걸 잃었고, 더 많은 걸 잃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형수욕설,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설, 김부선도 극복한 이재명이 대장동 올무에 발목이 단단히 걸린 것이다. 앞선 스캔들은 가족사요, 개인사였다. 사과와 반성, 신체검사와 무대응으로 모면할 수 있었다. 여론도 혀를 찰지언정 이재명의 정치생명을 끊지는 않았다. 대장동은 다르다. 민간인 몇 명이 설계를 통해 조 단위의 이익을 독식했다.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사업이라는 해명은 힘을 잃었다. 측근이 아니라고 부정당한 유동규가 최측근이라고 공인받은 정진상과 마지막 통화를 나누었다. 이재명의 해명들은 의심받고 있다.

이재명은 장점인 정책인지감수성을 발휘해 대장동 탈출을 시도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음식점 총량제, 청년을 위한 자발적 포퓰리즘 선언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한다. 하지만 대장동은 한밤중 타오르는 모닥불 같다. 꺼질 때까지 가릴 수 없는 불빛이다. 여론은 그의 정책보다 대장동의 결말에 더 집중한다.



이재명이 본인 의지의 산물인데 비해 윤석열은 상황의 산물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사정 칼날을 들이댄 탓에 정권의 핍박을 받았다. 정권의 작위적이고 위선적인 박해가 윤석열을 반대 진영의 꼭대기에 올려놓았고, 그는 정치 입문 4개월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됐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금까지가 운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가 대통령이 돼야 할 운명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윤석열을 검사의 언어로 기억했던 대중은 정치 언어로 드러난 윤석열의 정치적 실체와 실력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두환도 정치는 잘했다"는 말로 광주를 직격하고 '개사과' 사진을 올렸다.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한 서울법대생 윤석열의 신화와 '토리 아빠' 윤석열의 이미지를 자기 손으로 박살냈다. 대통령의 발언은 정무감각이라는 필터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의 정무감각은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무당파 여론 '기득권 열외인 2명 압축' 주목
미숙정치 尹 대장동늪 李 최후심판 준비중


미완의 정치인 윤석열 옆에 정치꾼들이 들끓고 있다. 이들이 경선 캠프에 들어와 중구난방 아첨 경쟁을 벌이는 통에 대중과 윤석열 사이에 벽이 생겼다. 본선에서도 미숙한 정치가 이어진다면 대중은 윤석열 권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검찰과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판사 사찰문건 의혹, 부인과 장모 의혹 등 윤석열의 모든 것을 수사하고 감찰하고 있다. 미숙한 정치로 대선 캠프가 파리떼 소굴이 되고 검찰·공수처 수사가 그럴듯하면, 윤석열의 대운도 다할 수 있다.

정치는 진리의 영역이 아니다. 자명한 진리는 전체주의적이다. 지도자의 말씀을 진리로 여기는 순간 대중은 전체주의 국가의 노예가 된다. 정치는 대장동이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 사업인지, 정부수립 이후 최대의 민관투기 공모사업인지 다투는 현장이다. 윤석열의 대통령 자격을 놓고 이견이 분출하는 공간이다. 진영 전체주의에서 비켜선 30~40%의 무당파 대중들이 최후의 심판을 준비하고 있다.

/윤인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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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주필

isy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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