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12척의 배'… 허구일 가능성 제시

이종화
이종화 교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순신 장군의 말이다. 당시로 보면 항명에 가까운 말이지만,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만큼이나 깊은 울림과 영감을 준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전투를 앞두고 육지에서 싸우라는 임금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

제1보병사단 사단장을 지낸 이종화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근거가 희박하다"라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육군을 지휘하고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 장군을 꼽는 이 교수가 이순신 장군의 가장 대표적인 명언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조정에서 수군을 폐지하고 육지에서 싸우라는 지시를 내려 이순신 장군이 '싸울 수 있다'고 밝힌 것인데, 정황상 조정이 수군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종화 교수 "당시 수군폐지 근거 없어"
'이순신 명언' 새롭게 분석한 논문 발표


이 교수는 최근 '명량해전 직전 조선 수군의 폐지 문제에 대한 재검토'라는 논문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다시 정리했다.

그의 정리에 따르면, 조정이 수군을 폐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근거가 없고, 패전 장수인 배설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왜군의 배를 막을 수 있는 건 배설밖에 없다는 입장이 기록에 남아있다는 것도 당시 수군을 이용해 왜군을 막으려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또 명나라가 참전을 결정하면서 연합작전계획을 세우는 데 조선의 수군과 함께 방어선을 구축하자는 서신을 주고 받은 것도 수군 폐지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말이 이순신의 조카가 쓴 '이순신 행록'에 남아있지만 사료로서 가치가 낮다"며 "부풀려진 이야기를 덧붙일 필요없이 이순신 장군은 명장인데, 사족이 붙으면 오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순신 장군은 사실에 충실한 분이었기 때문에 후대에 하지도 않은 말이 전해지면 되레 불편해하실 것같다"며 "이순신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입장에서 분명한 사실을 정리하고 담아내고 싶다"고 논문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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