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필 떠나는 '소통의 지휘자' 정나라

경기필은 유연하고 기민한 악단… 몸담은 7년 함께 성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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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라 지휘자. /경기아트센터 제공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가진 직장이 경기필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부지휘자로 7년을 함께해 온 정나라 지휘자와 이별한다. 정 지휘자는 공주시충남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인터뷰하는 동안 정 지휘자의 목소리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기대감과 설렘도 있지만 한편으론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경기필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짙게 배어 있었다. 

공주시충남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새출발'
마지막 인사 '신년음악회' 기억 남는 공연
"음악으로 관객 만나는 것이 제 삶의 목적"
그는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가진 직장이 경기필이었다"며 "음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모든 것을 채워주고 이뤄준 곳이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모두 경기필 덕분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정 지휘자가 경기필과 보낸 지난 7년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었던 시간이자 기회였다. 정 지휘자는 "경기필의 가장 큰 장점은 지휘자가 원하는 것과 요구사항을 바로 알아채고 최대한 내주는 유연하고 기민한 악단이라는 것"이라며 "내가 지휘자로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줘서 단원들에게 고마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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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라 지휘자. /경기아트센터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는 지난 21일에 열린 '신년음악회'를 꼽았다. 경기필의 부지휘자로서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한 자리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갈란타의 무곡'이 끝나고 무대 뒤로 가 마이크를 잡는 순간부터 손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단원들이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석별의 정'을 들으며 큰 감동을 받은 정 지휘자는 "어려울 때 다시 힘을 내고 일어설 수 있게 해줄 연주로 평생 기억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정 지휘자는 경기필에 있는 동안 '소통의 아이콘'으로서 지휘자라는 직함이 가질 수 있는 벽을 허물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상대방도 그 마음을 알아준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고. 경기아트센터 유튜브의 클래식 코너인 '필포유'의 진행을 흔쾌히 맡은 이유도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무대 위의 모습 말고 밖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 클래식 음악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 등으로 소통하고 싶었다. 그는 어디를 가든 '소통'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동생인 정하나 악장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정 악장은 정 지휘자가 떠난 것에 대해 "슬프지만 아주 잘 된 일이니 행복하고 좋다"고 했단다. 그리고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공연들이 올해 남아있다. 

앞으로도 음악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
저의 계획이자 삶의 목적
정 지휘자는 객원지휘자로서 예정된 경기필과의 공연을 소화한다.

4월에는 한국 전통춤과 서양 고전 음악을 묶어낼 '순수 - 더 클래식'을 선보인다. 경기도무용단과 경기필이 처음으로 진행하는 협업 무대이다. 5월에는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과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이 연주하는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9월에는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게임음악회 '리니지'를 만나볼 수 있다.

정 지휘자는 "경기필에서의 시간은 한 마디로 얘기하기 어려울 만큼 감회가 깊다. 즐거웠고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음악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 저의 계획이자 삶의 목적"이라는 마음을 전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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